“천정부지로 치솟더니”… 미국·일본까지 제쳤다, 대체 무슨 일?

세계 2위 밥상물가 충격
스위스만 앞서고 미국 일본도 추월
농산물 가격이 OECD 1.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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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OECD 물가 순위 / 출처 : 연합뉴스

“장보기가 무섭다”, “예전 같으면 고기도 사고 과일도 샀는데…” 마트 계산대 앞에서 나오는 한숨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밥상물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스위스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미국과 일본까지 제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OECD 38개국 중 2위, 평균의 1.5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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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OECD 물가 순위 /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밥상물가 수준이 OECD 평균의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가격 수준은 OECD 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147을 기록했다. 이는 평균보다 47% 높은 수준으로, OECD 38개국 중 스위스(163) 다음으로 높다. 특히 미국(94)과 일본(126)을 크게 앞지르며 주요 선진국들과의 격차를 벌렸다.

의류 161, 식료품 156, 주거비 123으로 모두 OECD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과일, 채소, 육류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OECD의 1.5배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

1990년 대비 2023년 한국의 의식주 가격은 1.3-1.4배 급등했다. 한은 조사 결과 올해 1-4월 소비 지출을 늘리지 않은 응답자의 62%가 고물가로 인한 구매 여력 축소를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낮은 자급률과 복잡한 유통구조가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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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OECD 물가 순위 /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의 밥상물가가 이토록 높은 이유는 구조적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49.3%로 OECD 최하위권이며, 곡물 자급률은 19.5%에 불과해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

복잡한 유통 구조도 문제다. 농산물 유통 비용률이 1999년 39%에서 2022년 49.7%로 증가하면서 유통 비용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원화 약세, 수입 물가 상승, 식품 기업의 가격 인상 등 대외 변수도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5년간 국내 외식 물가는 약 25% 상승했으며, 김밥이나 햄버거 등 주요 외식 품목은 30% 이상 올랐다.

세계 최고 물가 스위스와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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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OECD 물가 순위 / 출처 : 연합뉴스

그렇다면 한국보다 밥상물가가 높은 유일한 국가인 스위스는 어떨까. 스위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높은 국가로, 제네바 기준 단칸방 월세는 약 123만원, 식비는 월 62만원 수준이다. 컵라면 한 그릇이 1만원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스위스는 높은 물가만큼 임금도 높다. 제네바 등 일부 주의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약 2만 9,000원, 월급으로 환산하면 약 500만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평균 월급은 약 700만원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2024년 기준 최저임금이 시간당 9,860원, 월급으로 환산하면 약 206만원이다. 스위스의 최저임금이 한국의 약 3배인 셈이다.

결국 스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임금으로 높은 물가 부담을 완화하고 있지만, 한국은 임금 대비 식료품 물가가 높은 만큼 점진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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