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1조 원 규모 블랙호크 성능개량 수주
디지털 조종실·신형 장비로 전면 재설계 추진
무인기·UAM 기술력까지 더해 방산 기술력 입증

“그동안 쌓인 경험이 결국 빛을 보네”, “대한항공이 블랙호크까지 손대는 시대구나”
대한항공이 우리 군의 핵심 헬기 ‘블랙호크’ 성능개량 사업을 맡는다. 사업 규모는 무려 약 1조 원. 대한항공은 23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UH-60 블랙호크 헬기 36대의 성능개량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헬기의 전반을 다시 설계하는 수준의 고도화 작업이다. 조종실은 디지털 시스템으로 바뀌고, 엔진과 생존장비, 통신장비 등 주요 구성품이 최신 장비로 교체된다.
여기에 창정비 통합과 전력화 지원까지 포함돼 있어, 업그레이드 수준을 넘어 전면적인 재구성이 필요한 ‘재수술’에 가깝다.
130대 전력화 경험에 48년 기술력까지… 대한항공, 블랙호크 맡는다

이번 사업에 대해 대한항공은 LIG넥스원, 콜린스에어로스페이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추진할 계획이며, 2029년부터는 개량된 기체를 군에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주체로 선정된 이유는 분명하다. 1990년대부터 블랙호크 헬기를 국내에서 조립·생산해 약 30년간 130여 대를 전력화한 이력이 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유지보수와 성능 개선 작업을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직접 현장에서 쌓인 경험과 기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이번 사업 수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의 기술력은 하루아침에 쌓인 것이 아니다. 1978년 설립된 항공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경량 항공기 개발부터 위성·발사체 조립에 이르기까지 약 48년에 걸쳐 광범위한 항공우주 R&D 역량을 축적해왔다.

이에 더해 경비행기 ‘창공’ 시리즈 개발, 보잉과 에어버스 등 글로벌 항공기 공동개발 프로젝트 참여, 위성 ‘무궁화’ 시리즈 제작까지 이어지며 그 기술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입증됐다.
무인기부터 UAM까지… 하늘 넓히는 대한항공의 기술력
또 최근에는 무인기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에서까지 기술 저변을 넓히고 있다.
고도 10km 장기체공 드론, 수직이착륙 드론, 하이브리드 드론 등 다종의 무인기 개발을 이어가는 동시에, 두산에너빌리티와 무인기용 항공엔진 개발 협약을 체결하며 미래 항공 시장을 향한 준비도 본격화했다.
또 인천 영종도에는 약 10만㎡ 규모의 대형 엔진정비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며, 아시아 최대 수준의 MRO 인프라로 자리잡을 계획이다.

한편 이번 블랙호크 성능개량 사업은 대한항공이 항공기 개발, 정비, 무인기 기술까지 아우르는 융합 역량을 입증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사업의 성과는 납품 실적을 넘어, 한국 방위산업의 기술 경쟁력에도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대한항공이 어떤 방식으로 이 사업을 완수할지, 그리고 이 프로젝트가 한국 방위산업 기술력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