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기세를 부리면서 경북 지역의 한 육계 농장에서는 평소 하루 10마리 안팎에 불과하던 닭 폐사량이 300마리 수준까지 급증하는 비상이 걸렸다.
경북도 전체 누적 가축 피해 집계 역시 돼지 5,400마리와 닭 6만 9,883마리를 포함해 총 7만 5,283마리를 넘어서며 고온에 취약한 축산 현장의 비명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해당 농가는 9만 마리에 달하는 닭을 키우며 환풍기와 대형 선풍기를 총가동하고 있지만, 바깥 기온 자체가 워낙 높다 보니 축사 내부의 열기를 신속히 빼내지 못해 대형 사육 시설의 냉방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현장 농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가축 폐사로 인한 직접적인 자산 손실은 물론, 축사를 냉각하기 위해 돌리는 전기료와 용수 비용이 폭증하면서 급격한 경영난을 동시에 떠안게 됐다.
폐사 숫자를 넘어서는 비용… 냉방비와 후속 손실의 이중고

땀샘이 발달하지 않은 가축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폭염이 장기화될 경우 사료 섭취량이 급감하고 성장 속도와 산란율이 눈에 띄게 저하된다.
정상적인 출하 시기가 뒤로 밀릴수록 매일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사료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며, 습도를 낮추고 축사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보조 장비 가동 비용도 빠르게 누적되는 구조다.
환풍기와 송풍기, 안개분무 장치를 24시간 내내 연속 가동함에 따라 농가가 매달 부담해야 하는 전기요금과 지하수 이용 비용은 평년 대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폐사한 가축의 처리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데다, 모돈이나 산란계 같은 번식용 가축을 잃은 농가는 정상적인 생산 규모를 복원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자금을 다시 투입해야 한다.

가축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라 할지라도 자기부담금 규정과 보상 한도가 명확히 설정되어 있어, 실제 발생한 피해 금액 전부를 완전히 보상받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각 지자체가 살수차를 긴급 투입하고 예산을 지원하며 현장 지도에 나섰으나, 지역 내 모든 영세 농가의 축사 노후 시설을 단기간에 개보수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해 경북 지역의 전체 가축 폐사량이 16만여 마리에 달했던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집계된 피해 수치만으로 폭염 기세가 꺾였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냉방 설비 의존도가 한층 높아진 상황에서 순간적인 정전이나 비상발전기 고장이 발생할 경우, 환기 중단으로 인한 대규모 집단 폐사 참사가 한번에 터질 위험도 상존한다.
축산물 공급망의 경고… 출하 조정과 가격 영향

폭염에 따른 가축 폐사의 증가는 시차를 두고 축산물 시중 공급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장기적으로 소매 가격을 자극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다만 사육 기간이 짧은 닭은 병아리 수급만 원활하다면 빠른 생산 회복이 가능한 반면, 돼지는 출하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피해 여파가 장기간 지속되는 차이점을 보인다.
농가가 가중되는 냉방비와 사료비 압박을 견디지 못해 조기 출하에 나설 경우 단기적으로는 물량이 늘어날 수 있지만, 이후 심각한 공급 공백을 야기할 수 있어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결국 이번 폭염 피해는 단순한 폐사 마릿수를 넘어 농가 경영난과 지자체 재정, 그리고 향후 밥상 물가에 이르기까지 복합적인 경제적 여파로 연쇄 확산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