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자금 묶인 5060 ‘비명’”…전쟁 호재에도 꺾인 금값, 언제 오를까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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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도 하락한 금값
전쟁에도 하락한 금값 / 출처 : 연합뉴스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 금값이 오른다는 시장의 오랜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커졌음에도 국제 금값은 오히려 가파른 내림세를 보이며 시장에 던지는 파장이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전쟁과 같은 대형 불확실성이 발생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쏠리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 대목이다.

‘전쟁=금 상승’ 공식 깬 고물가와 강달러

국제 금값은 지난 3월 한 달간 약 11.8% 하락하며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월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쟁에도 하락한 금값
전쟁에도 하락한 금값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월 말 온스당 5,500달러 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것과 비교하면 고점 대비 16% 이상 밀려난 셈이다.

이처럼 금값이 약세를 보이는 가장 큰 배경은 전쟁이 촉발한 원유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현물 원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크게 후퇴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쟁에도 하락한 금값
전쟁에도 하락한 금값 / 출처 : 연합뉴스

현재 3.50~3.75% 수준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물가 자극 우려 탓에 조기에 인하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수록 채권 등 대체 자산 대비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여기에 미국의 에너지 충격 방어력이 부각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 수요가 금 대신 상대적 강세를 띄는 달러로 쏠린 점도 금값 하방 압력을 키운 요인으로 풀이된다.

차익실현 매물과 중앙은행의 방어선

시장 내부의 수급 요인 역시 금값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금값이 이례적인 급등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펀드와 투자자들의 피로도가 누적된 상태였다.

전쟁에도 하락한 금값
전쟁에도 하락한 금값 / 출처 : 연합뉴스

이후 지정학적 변수가 발생하고 증시 등 다른 자산의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손실을 메우기 위해 수익 구간에 있던 금을 가장 먼저 현금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급락장 속에서도 주요국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금 매입은 가격의 추가 하락을 막는 든든한 지지선 역할을 했다.

중국 인민은행 등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금 보유량을 꾸준히 늘리며 시장의 충격을 일부 흡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반등 시나리오, 핵심은 ‘유가 안정’

업계에서는 금값의 향후 방향성이 전쟁 관련 뉴스 그 자체보다는 유가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쟁에도 하락한 금값
전쟁에도 하락한 금값 / 출처 : 연합뉴스

가장 긍정적인 반등 시나리오는 유가가 점차 진정되고 물가 압력이 완화되어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는 경우다.

이 경우 중앙은행들의 견고한 매수세와 맞물려 금값이 이전의 고점을 향해 강한 상승 흐름을 탈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되어 고유가 국면이 지속될 경우, 금값은 상당 기간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이 재가속화되어 금리 인하 논의가 완전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다면, 금은 안전자산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고금리와 강달러의 이중고를 겪으며 좁은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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