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보양식으로 염소탕의 인기가 급증하는 가운데 호주산 염소고기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해 온 음식점들이 서울시 단속에 대거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지난 6월 15일부터 7월 3일까지 보양식 판매 업소 132곳을 점검해 원산지표시법을 위반한 10곳을 찾아냈다.
이번 단속은 단순한 행정 위반 적발을 넘어 최근 염소고기 수요가 폭발하면서 나타난 외식 시장의 정보 비대칭과 가격 신뢰도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소비자가 국내산이라는 문구를 믿고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상황에서 원산지 정보가 왜곡되면 합리적인 결제 판단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불러온 원산지 표시의 사각지대

적발된 업소들의 구체적인 위반 유형을 살펴보면 원산지 혼동 표시 4곳, 거짓 표시 1곳, 원산지 미표시 5곳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거짓 및 혼동 표시로 적발된 5개 업소를 집중 수사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며 미표시 업소 5곳에는 과태료를 처분한다.
실제 적발 사례 중 한 음식점은 외부에 국내산 흑염소를 쓰는 것처럼 내걸었으나 내부 표시판에는 호주산을 섞어 쓴다고 축소 기재했다.
또 다른 업소는 원산지 표시판에 호주산과 국내산을 함께 표시해 두고 실제로는 호주산 고기만 전량 사용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러한 원산지 교란 행위의 배경에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요동친 국내 염소고기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를 살펴보면 국내 염소고기 소비량은 2021년 6천600t에서 지난해 1만3천t으로 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입량은 1천883t에서 8천143t으로 332% 폭증하며 소비량보다 훨씬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양식 수요가 몰리는 계절적 특성에 더해 개 식용 종식 이후 대체재를 찾는 움직임까지 맞물려 업소들의 표시 위반 유혹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합리적 가격 판단을 위한 투명한 정보 공개의 가치

정육점과 달리 완제품 형태로 제공되는 외식 특성상 원산지를 속이면 소비자가 알아채기 어렵고 거짓 표시 적발 시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수입산 유통 자체는 합법적인 경로이므로 원산지를 솔직하게 알리고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단골의 신뢰를 유지하는 최소 비용이 된다.
물론 특정 기간 일부 업소를 표본 점검한 결과인 만큼 모든 매장으로 일반화할 수 없으며 수입산 고기 자체의 안전성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태도는 피해야 한다.
보양식 가격이 들썩이는 시기일수록 시장의 진정한 경쟁력은 탕 한 그릇의 값보다 소비자가 지불한 비용에 합당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신뢰성에서 갈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