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끝없이 오르더니 “이게 말이 돼?”…트럼프家 움직임에 ‘세상에나’

트럼프家 20% 지분 확보 회사
상장 첫날 주가 110% 급등
15억 달러 가치 하루새 평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아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가상화폐 기업이 나스닥 상장 첫날 주가가 2배 넘게 치솟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3일 비트코인 채굴 및 비축 기업인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주가가 미국 증시 데뷔일 장중 한때 110.4% 오른 14.52달러에 거래됐다가 8.04달러로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8.04달러는 전 거래일보다 16.5% 상승한 수준이다.

상장 첫날 110% 급등, 26억 달러 가치 평가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약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이들의 지분 가치가 15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장중 최고가로 계산하면 26억 달러에 이른다.

이 회사는 나스닥 상장사인 그리폰 디지털 마이닝과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우회 상장했다. 복잡한 신규상장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미 상장된 기업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신속하게 증시에 입성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은 지난 3월 말 가상화폐 인프라기업 헛 에이트(Hut 8)의 비트코인 채굴 부문을 인수·합병해 아메리칸 비트코인을 출범시켰다.

에릭은 이 회사에서 공동 설립자 겸 최고전략책임자로 활동하며 자신의 역할이 대변인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을 “진정한 디지털 금”이자 “생산량이 절대 증가하지 않을 유일한 상품”이라고 강조하며, 단순한 투자 자산을 넘어 기업의 핵심 예비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가상화폐 제국의 빠른 확장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트럼프 일가의 팽창하는 가상화폐 제국의 한 갈래이기도 하다. 트럼프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 그룹은 지난 5월 비트코인 구매 자금으로 25억 달러를 조달했다.

또 트럼프 일가의 가상화폐 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지난 1일 새 코인 WLFI를 바이낸스와 한국의 업비트 등 글로벌 거래소에 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코인 출시로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가 5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외에도 대체불가능토큰 트레이딩 카드, 밈 코인 2개, 트루스소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같은 상품들도 트럼프 가문의 가상화폐 제품 목록에 올라 있다.

특히 자신을 모델로 한 NFT 트레이딩 카드를 출시해 완판시키는 등 트럼프 브랜드를 활용한 가상화폐 사업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해충돌 논란 가열, “정신 나간 이야기” 반박

트럼프 일가의 가상화폐 사업 확장은 이해충돌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화폐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동안 가족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부터 “미국을 비트코인 슈퍼파워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으며, 대통령으로서 채굴 기업 세금 감면, 규제 철폐, 비트코인의 국가 전략 자산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가상화폐 가치 상승과 관련 기업에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대통령 가족들의 막대한 사업 이익이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대통령의 정책이 가족 사업에 명백한 호재로 작용하는 구조적 문제가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에릭은 “우리 아버지는 이 벤처기업과 아무 연관이 없다”며 이러한 비판을 “정신 나간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대통령 가족과 가상화폐 사업 간의 연결고리가 이제는 공공연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