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40년이면 서울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비용이 5천억원을 넘어선다.
현재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공짜로 지하철을 탈 수 있는 제도가 42년째 이어지면서, 급격한 고령화와 맞물려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구 등 일부 지자체가 무임 연령을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더 효과적인 대안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단순히 나이를 높이는 것보다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혜택을 차등화하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현행 기초연금 수급 기준인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만 무임승차를 허용하고, 상위 30%는 전액 부담하게 하면 2030년 무임 비용을 1,076억원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행 제도 유지 시 예상되는 3,797억원 대비 무려 71.7%나 절감되는 수치다.
연령 상향의 한계, 수치가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임 연령을 70세로 올릴 경우 2030년 비용은 2,675억원으로 29.6% 감소에 그친다.
75세로 올려도 1,641억원으로 56.8% 절감에 불과하다. 80세까지 올리면 919억원으로 75.8% 줄어들지만, 사회적 수용성이 낮고 복지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라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연령 상향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70세 기준은 2030년 29.6% 절감에서 2040년 23.6%로 효과가 감소한다. 반면 기초연금 기준은 2030년 71.7%에서 2040년 81.6%로 오히려 절감율이 높아진다.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소득 기준 차등화가 더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파리·도쿄는 이미 실천 중

소득 기준 차등화는 이미 해외 주요 도시에서 시행 중인 정책이다. 프랑스 파리는 월 소득 2,200유로(약 370만원) 미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하철과 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일본 도쿄는 70세 이상 저소득자 중 주민세 면제 대상자에게 버스·지하철 무제한 이용권을 연간 1,000엔(약 9,300원)에 판매한다.
현재 수도권 지하철 무임수송 비율은 평균 20% 수준이지만, 일부 역은 75%를 초과한다.
소요산역의 경우 무임승차자가 유임승차자보다 3배 이상 많은 상황이다. 교통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는 고소득 노인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역진적 복지”라며 “소득 기준 개편이 조세정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형평성과 지속가능성, 두 마리 토끼

교통 전문가들은 기초연금 기준 적용이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사회적 형평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저소득 노인의 기본 이동권은 보장하면서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은 적정 비용을 부담하게 해 세대 간·계층 간 갈등을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소득 수준별 교통비 차등화가 지하철 운영 적자 완화와 사회적 형평성 제고에 동시에 기여할 수 있다”며 “기초연금 수급 여부를 기준으로 한 요금 부담 체계가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1984년 도입 이후 42년간 유지된 전면 무임 제도가 변화의 기로에 섰다. 늘어나는 재정 부담과 세대 간 형평성, 복지의 지속가능성이라는 과제 앞에서 소득 중심 개편안이 실질적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