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 한국 법인 설립
639마력 괴물 SUV ‘7X’가 첫 모델 출시 예상
고급 시장 공략, 테슬라·아이오닉과 경쟁 전망
중국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Zeekr)가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상표권 등록을 마치며 국내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BYD를 필두로 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한 가운데, 고급화 전략을 펼치는 지커의 한국 시장 진입이 주목받고 있다.
지커는 지난달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코리아 주식회사’라는 상호로 법인을 설립하고, 자동차 판매와 관련 서비스 사업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법인 설립·상표권 등록…국내 진출 본격화
27일 대법원 법인등기기록에 따르면 지커는 지난달 28일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코리아 주식회사(이하 지커코리아)’라는 상호로 법인을 설립했다.
지커코리아는 법인 설립 목적을 ‘자동차 및 이와 관련된 제품들의 수입 사업’, ‘자동차 및 이와 관련된 제품들의 유통·판매·서비스 사업’, ‘자동차 배터리 및 관련 시스템과 소재의 개발·제조·가공·판매·임대·서비스업’ 등으로 밝혔다.
지커코리아의 자본금은 1억원으로 주소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이며, 대표이사로는 차오위 지커 동아시아 총괄이 임명됐다.
또한 사내이사로 등록된 김남호 전 폴스타코리아 프리세일즈 총괄이 현재 국내 유일한 임직원으로, 시장 분석과 딜러사 선정 등 사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커의 모회사인 지리자동차도 이달 17일 지커 로고에 대한 국내 상표 등록도 마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지리자동차가 지커 7X의 상표를 출원했다는 점에서 지커코리아가 중형 SUV 모델인 7X를 첫 번째 출시 모델로 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급성장하는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639마력 ‘괴물’ SUV 도입?
지커는 2021년 지리자동차에서 분사해 2022년 7만1941대, 2023년 11만8585대, 지난해 22만2123대를 판매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4억4천만달러(한화 약 6450억원)를 조달했는데, 이는 최근 3년간 중국 기업으로서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였다.
현재 지커는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왜건형 모델 ‘001’, 세단형 모델 ‘007’, 소형 SUV ‘X’, 중형 SUV ‘7X’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7X AWD 모델은 최고출력 639마력을 발휘하고, 1회 충전 시 543km(WLTP 기준)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8초에 불과하다.
가격은 유럽 기준으로 후륜구동(RWD) 모델이 5만3천유로(한화 약 8400만원), 사륜구동(AWD) 모델이 6만3천유로(한화 약 99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비슷한 가격대로 출시될 경우, 기존 테슬라나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 EV 시리즈 등 프리미엄 전기차와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가성비 BYD와 달리 프리미엄 시장 타깃
자동차 업계는 지커가 이미 국내에 진출한 BYD와는 또 다른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한다.
BYD코리아가 지난 1월 승용차 브랜드 출범과 함께 선보인 소형 전기 SUV ‘아토3’가 가성비 전기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의 큰 관심을 끈 것과 달리, 지커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기존 고급 전기차 브랜드들의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지커와 같은 토종 전기차 브랜드가 미국 테슬라를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며, 지커의 한국 진출은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가 국내에서도 재현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편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잇따른 한국 진출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크게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BYD와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하는 지커의 동시 공략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
특히 테슬라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지커의 국내 시장 행보가 한국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