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스마트 팩토리 완성
미국 100만대 생산체제 구축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거점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동차 시장 격전지에서 최첨단 제조 거점을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미국 내 세 번째 생산거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 공장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성장을 견인할 전략적 생산기지이자 미래 모빌리티를 현실화하는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 생산 100만대 체제 구축한 전략적 투자
HMGMA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틀 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발표한 210억 달러(한화 약 31조 원) 규모 대미 투자의 핵심 거점이다.
이 사업은 2019년 정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만난 것을 계기로 시작됐으며,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트럼프가 예고한 관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준공식에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 앙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 조현동 주미대사,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환영사에서 “현대차그룹은 기술과 자동차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닌, 무엇보다 관계에 투자하는 것이며, 우리는 단지 공장을 짓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뿌리를 내리기 위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에 이은 연산 30만대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를 여의도 4배에 해당하는 1,176만㎡(355만평) 부지에 건설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연 10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됐으며, 향후 20만대를 추가로 증설해 120만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HMGMA는 2022년 10월 첫 삽을 뜬 이후, 지난해 10월 아이오닉5 생산을 시작했고, 올해 3월부터는 현대차의 전동화 플래그십 SUV 모델인 아이오닉9 양산에 돌입했다.
내년에는 기아 모델도 추가 생산할 예정이며, 향후 제네시스로 생산 라인업을 확대하고 혼류 생산 체제를 통해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종도 생산할 계획이다.
최첨단 기술 접목한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
HMGMA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개발·실증한 첨단 제조 기술을 대거 도입했다. 최신 자동화·AI(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생산 전 과정 데이터를 운영에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으로 구현됐다.
또한 자동 검사설비에서 수집된 데이터로 품질을 관리하고, AI가 생산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상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며, 첨단 로봇이 고중량·고위험 공정이나 검사를 담당한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고중량의 차량 도어 장착 공정이 완전히 자동화됐으며, 로봇 결합 비전 시스템을 통해 맨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도장 품질이 차체 1대당 5만장의 이미지로 분석된다.
특히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차체의 복잡한 사양을 확인하는 공정을 책임지며, 향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도 시범 투입될 예정이다.
내외부 물류시스템도 혁신적으로 설계됐다. HMGMA 의장 공장에서는 자율이동로봇(AMR) 200여대가 부품을 공급하며, 완성된 차량의 품질 검사장 이송은 주차 로봇 48대가 담당한다.
이와 함께 외부 공급망에는 현대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 21대가 HMGMA로 부품을 운송하는 등 현대차그룹의 수소 모빌리티가 활용됐다.
계열사와 협력사가 집결한 첨단 미래차 클러스터
HMGMA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4곳과 국내 협력사들이 집결된 ‘첨단 미래차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연간 30만대의 배터리 시스템 및 부품 모듈을 생산해 HMGMA로 공급하며, 이는 현대모비스 글로벌 생산 거점 중 최대 규모다.
현대제철은 부지 내 조지아 스틸 서비스 센터(SSC)에서 초고강도강 소재의 자동차용 강판을 가공해 연간 20만대 분량을 HMGMA에 공급한다.
또한 향후 이를 4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며, 현대트랜시스는 42만대에 적용되는 시트와 시트 프레임을 HMGMA에 조달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부지 내 통합물류센터(CC)와 출고 전 완성차 관리센터(VPC)를 운영하며, 자율비행 드론이 부품 재고 현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수요 기반 데이터를 통해 부품 수량을 예측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한 연산 30GWh 규모 배터리셀 공장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부지 내에 건설 중이다. 이는 84KWh 배터리 탑재 기준으로 약 36만 대의 아이오닉 5에 배터리 공급이 가능한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완성차 공장, 계열사 및 합작사 설립을 위해 80억 달러(11조73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며, 17개 협력사가 조지아주에 신규 또는 추가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美 격전지서 연 100만대 생산체제 구축
이번 HMGMA 준공으로 현대차그룹은 2005년 앨라배마 공장 가동 이후 20년 만에 미국 내 연 10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성과를 이뤘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2000년 40만 대 수준에서 앨라배마 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2006년 75만 대, 기아 조지아 공장 준공 이듬해인 2011년에는 113만 대로 급증했으며, 2024년에는 171만 대를 판매하며 국내(125만 대)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한편 HMGMA는 미국 내 현대차그룹의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서 한국과 미국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