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75개 크기”, “반도체 사활 걸었다”…무려 1조 쏟아붓더니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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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새빛가속기 / 출처 : 연합뉴스

총사업비 1조 1,643억 원이 투입되는 국가적 대형 연구 인프라 ‘한국새빛가속기’가 충북 청주 오창에서 첫 삽을 뜨고 오는 2029년 말 완공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주도하는 이 사업은 축구장 75개 크기에 달하는 부지에 둘레 800m 규모의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해 미세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관찰하는 장비로, 반도체 결함과 배터리 충·방전 반응, 신약 단백질 구조 분석에 핵심적으로 쓰인다.

국내 기업 연구진이 해외 가속기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장기간 대기하며 소모하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첨단 기술의 해외 유출 우려를 차단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10개 빔라인과 연구 시간표… 속도가 곧 산업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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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새빛가속기 / 출처 : 연합뉴스

가속기의 실질적인 산업 성과는 거대한 시설 규모보다 원자 수준을 관찰하는 연구 장치인 ‘빔라인’의 효율적인 배치에서 결정된다.

초기 구축되는 10개의 빔라인은 반도체 미세공정 수율 개선, 이차전지 전극 소재의 수명 추적, 신약 후보물질의 3차원 구조 확인 등 핵심 분야에 우선 배분된다.

시제품의 결함 원인을 조기에 규명할 수 있어 공정 재설정 횟수를 줄이고, 신약 개발 과정에서 성공 가능성이 낮은 실험에 들어가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한다.

자금과 인력이 풍부한 대기업과 달리 독자 분석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이용료 절감과 기술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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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새빛가속기 / 출처 : 연합뉴스

정밀 분석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가속기 운전과 데이터 해석을 담당할 전문 인력을 현 76명에서 최종 150명 수준까지 차질 없이 확충해야 한다.

단순한 채용을 넘어 최첨단 분석 장비를 숙련되게 다룰 수 있도록 자체 교육 체계를 강화하고 해외 주요 연구기관과의 기술 협력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당초 2027년이었던 완공 목표가 시공사 선정과 안전 관리 문제 등으로 2029년 말로 2년 지연된 만큼, 더 이상의 공기 연장 없이 일정을 준수하는 것이 과제다.

다만 속도만 앞세울 경우 미세 진동이나 온도 변화에 민감한 초정밀 장비의 신뢰성이 흔들릴 수 있어 장비 성능 검증 절차 역시 한 치의 오차 없이 진행돼야 한다.

단순 인프라 넘어 생태계 구축으로… 실질적 성과 창출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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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새빛가속기 / 출처 : 연합뉴스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공공 투자가 단발성 건설 호재에 그치지 않으려면 시설 완공과 동시에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기업 연구 과제를 미리 확보해 두어야 한다.

단순히 발행된 논문 건수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하기보다 기업 이용 건수, 공정 수율 개선 사례, 해외 시설 이용비 절감액 등 실질적인 산업 기여도를 지표로 삼아야 한다.

기업의 핵심 기술과 시료 분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강력한 보안 시스템과 규정을 정비해 민간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조치도 요구된다.

결국 한국새빛가속기의 성패는 거대한 건물 완공이라는 외형적 결과보다, 첨단 기술 경쟁에 직면한 우리 산업 현장에 약속된 정밀 분석의 빛을 제때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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