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대 유물로 취급했는데 “이게 웬일?” …전 세계 드론 공포 속 급부상한 ‘이 무기’

드론 방어용으로 산탄총 재조명
1차 세계 대전에서 미군이 애용
전자전과 산탄총의 다층 방어망

현대 전장에서 드론이 핵심 무기로 떠오르자 세계 각국은 이를 방어할 무기 체계에도 많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구시대 유물로 취급받던 산탄총은 우크라이나군 내에서 드론을 상대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드론 격추를 위한 새로운 타격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1차 세계 대전의 미군을 상징

산탄총이 전장에서 맹활약한 시기는 다름 아닌 제1차 세계 대전이다. 유럽과 달리 뒤늦게 전쟁에 참전한 미군은 참호전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지 않아 근거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고민한 끝에 산탄총을 선택했다.

당시 보병이 사용하던 볼트 액션식 소총은 길이가 너무 길고 연사력이 낮아 좁은 참호에 돌입한 이후 사용이 불편했지만 산탄총은 근거리에서의 위력과 연사력이 좋아 참호 돌파에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유럽은 주로 사냥을 목적으로 사용하던 산탄총을 전쟁에서 사람에게 사용하는 미군의 모습에 충격을 받기도 했으며 적국이었던 독일은 산탄총을 든 미군 포로는 그 자리에서 즉결 처형하겠다며 미군에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군은 독일이 산탄총 사수를 함부로 대하면 독일 포로 역시 동일하게 보복하겠다고 압박했으며 이렇게 산탄총은 미국을 대표하는 총기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수한 임무에만 국한된 현대전

하지만 산탄총은 오늘날 현대 전장에서 주력 무기로 사용되지 않는다. 산탄총은 강선이 없고 다수의 쇠구슬이 퍼지면서 날아가는 특성상 유효 사거리가 일반적인 소총보다 훨씬 짧다.

여기에 장탄 수가 적고 재장전이 느리다는 단점도 더해져 지금은 극히 일부의 특수한 목적으로만 군에서 사용되어 왔다.

예를 들어 공군에서는 전투기의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류 퇴치팀에서 산탄총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대테러 부대들은 건물 진입 시 통로 개척을 위한 ‘도어 브리칭’ 용도로 산탄총을 사용하는 등 한정된 작전 상황에서만 산탄총을 사용하고 있다.

대드론 무기로 전장에서 재조명

이처럼 현대 전장에서 한정된 임무만을 수행하던 산탄총이 이제는 드론을 상대할 최적의 무기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해외 군사 매체 DEFENCE BLOG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드론 방어 체계 중 하나로 일선 병사들에게 산탄총을 적극 보급하고 있다.

산탄총은 넓은 탄착군을 형성하는 특성상 근거리에서 빠르게 비행하는 드론을 맞추는 데 용이하다. 이에 유럽도 우크라이나를 참조하여 대드론 무기로 산탄총의 활용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전자전 공격 등을 뚫고 아군에 근접하는 드론을 제압할 무기로 주목하고 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드론 감지기와 재머 그리고 타격 수단으로 구성된 다층 방어망에 산탄총이 포함된다면 병사들이 자신과 동료 또는 군용 차량이나 시설을 방어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