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포 놔두고 왜 자주포에 집착할까”…북한 화력 개편의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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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자주포들 / 출처 : 연합뉴스

북한이 남측 수도권을 직접 겨냥할 수 있는 신형 장사정포를 대거 전방에 배치하겠다고 예고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는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요 군수공장을 찾아 신형 자주포의 생산 실태를 점검했으며 이를 연내 남부 국경 장거리 포병 3개 대대에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북한은 이 무기의 사거리가 60km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60km 거리는 서울 도심을 비롯한 수도권 핵심 시설들이 고스란히 타격권에 들어가는 범위다.

이번에 공개된 무기는 외형상 한국군의 주력 무기인 K9 자주포를 빼닮아 이른바 북한판 K9으로 불린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무기의 규격이다.

북한
170㎜ 자주포로 추정되는 북한의 무기 / 출처 : 연합뉴스

북한은 오랫동안 사거리가 20~40km 안팎인 과거 공산권 표준 152㎜ 구경이나, 발사 속도와 기동성이 떨어지는 170㎜ 곡산 자주포를 주력으로 써왔다.

그러나 이번 신형 대포는 서방 군대의 표준이자 K9과 같은 155㎜ 구경을 채택했다. 이는 북한이 낡은 대포 중심의 포병 체계를 현대적인 기동형 포병 체계로 탈바꿈시키려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거리 60km 뒤에 숨은 다층 포병망의 덫

북한의 주장대로 신형 자주포가 전방에 대량으로 깔리게 되면 한국군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변수가 하나 더 늘어난다.

기존 수도권 위협의 주축이 고정된 갱도에 숨어있는 장사정포와 방사포였다면, 이제는 전방위로 이동하며 포탄을 쏟아내는 기동형 무기까지 탐지하고 제압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 무기, 자주포
김정은, 중요군수공장 시찰 / 출처 : 연합뉴스

현대 자주포의 무서움은 단순한 사거리에 있지 않다. 정해진 표적을 향해 포탄을 날린 뒤 적의 대포병 레이더가 위치를 추적해 반격하기 전에 진지를 떠나는 사격 후 이탈 전술이 핵심이다.

북한이 155㎜ 자주포를 통해 이러한 기동성을 확보한다면 전쟁 발발 초기 한국군이 타격해야 할 표적의 종류와 동선이 훨씬 복잡해진다. 서울을 향한 포병망의 층위가 다변화되면서 요격과 방어의 난도가 상승하는 것이다.

K9 껍데기 썼지만 진짜 실력은 미지수

북한이 사거리 60km를 호언장담하며 한국군의 K9을 압도하는 것처럼 선전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국군 K9의 일반탄 사거리는 40km 수준이지만, 현재 개발 중인 사거리 연장탄을 적용하면 최대 60km 타격이 가능하다. 북한만이 일방적으로 우월한 사거리를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K-9
K-9 / 출처 : 연합뉴스

더 결정적인 차이는 타격의 질이다. 자주포의 실전 전투력은 겉보기 사거리보다 사격통제장치의 정밀도, 자동장전 시스템을 통한 연속 사격 능력, 그리고 탄약의 품질에서 판가름 난다.

K9은 수많은 실전 배치와 해외 수출을 통해 고도의 정밀도와 신뢰성을 세계적으로 검증받은 무기다.

반면 북한의 신형 자주포는 아직 공개된 사진과 북한 매체의 자체적인 주장에 의존하고 있을 뿐, 연속 사격 능력이나 목표물 명중률 등 핵심 성능은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한국군 당국 역시 북한의 무기 체계 개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과도한 불안감 조성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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