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옥엽 키웠는데 “아빠·엄마, 미안해”…서러운 대한민국 5060 ‘한숨만’

20대 취업자 12만 4천 명 감소, 역대급 감소세
청년 절반 이상이 부모와 동거 중
자녀 교육비, 10가구 중 6가구가 ‘부담스럽다’

“이제는 내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데, 자녀를 부양하는 동안에는 그럴 여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20대 후반 자녀 둘을 키우는 A 씨의 한숨 섞인 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5~39세 미혼 청년의 절반 이상이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불어 청년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2025년을 맞이한 대한민국 5060세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반토막’ 난 청년 일자리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의 결과는 충격적이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천857만 6천 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폭이 15만 9천 명(0.6%)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12만 4천 명, 40대에서 8만 1천 명의 취업자가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26만 6천 명이 증가해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이는 청년층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늘어나는 ‘캥거루족’의 무게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들의 독립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고용 한파가 계속되자 최근 ‘백수 캥거루’부터 ‘한집 캥거루’, 심지어 독립했다가 돌아오는 ‘리터루족’까지 다양한 형태의 캥거루족이 등장하고 있다.

한 언론사 취재에 따르면 3년 차 직장인 B 씨는 “부모님에게 미안해도 어쩔 수 없다. 자취를 하면 현재 부모님께 드리는 생활비의 두 배를 내야 해서 독립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재취업을 준비 중인 C 씨도 “월급의 4분의 1이 월세로 나가 당분간은 부모님과 살며 종잣돈을 모으고 싶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교육비 부담까지 더해졌다. 지난해 11월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10가구 중 6가구(60.9%)가 자녀 교육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는 2년 전보다 3.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사교육비 등 학교 납입금 외 교육비가 71.9%로 가장 큰 부담으로 꼽혔다.

위기의 5060세대

더욱 심각한 것은 노후 준비가 미비한 5060세대의 현실이다.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705만 명이 이미 은퇴했고, 단일 세대 최대 규모인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 954만 명도 은퇴를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으로 긴 구직기간과 과도한 주거비용을 지적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은 졸업 후 취업까지의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고 지적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서울과 대도시의 높은 주거비용이 부모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며 “가족관계 변화에 대응하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2025년, 자녀 세대의 자립과 부모 세대의 노후, 이중고에 시달리는 5060세대를 위한 사회적 해법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