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실적 반등을 고대하던 국내 철강업계가 글로벌 무역 장벽과 노사 갈등이라는 두 가지 대형 변수를 동시에 맞닥뜨린 모양새다.
유럽의회는 철강 제품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대폭 인상하고 무관세 수입 쿼터를 절반 가까이 줄이는 세이프가드 강화안을 승인했다.
회원국 승인을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이번 조치는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는 흐름으로 읽힌다.
유럽연합은 중국산 저가 제품을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유럽이 제2의 수출 시장인 한국 철강업계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관세 장벽과 노사 갈등이 겹친 실적 회복기

특히 한국의 대유럽 수출 물량 중 절반을 차지하는 열연, 냉연, 아연도금강판 등이 이번 쿼터 축소의 직접적인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무관세 적용 물량이 연간 3,500만 톤에서 1,830만 톤 수준으로 약 48% 줄어들면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
더욱이 유럽 수출길이 막힌 다른 국가들의 철강 물량이 국내로 우회 유입될 경우, 국내 시장 가격까지 동반 흔들릴 우려가 존재한다.
이번 대외 악재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막 1분기 흑자 전환과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인 시점이라 아쉬움이 더 크다.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한 7,100억 원을 기록했고, 현대제철도 영업이익 157억 원으로 흑자를 냈다.
하지만 대외적 장벽 외에 내부적으로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앞두고 노사 간의 파업 전운이 감돌며 생산 차질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포스코는 협력사 직원의 직고용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으며,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요구안을 제시한 상태다.
철강은 자동차, 조선, 건설 등 국가 기간산업의 핵심 기초 소재이기에 이 같은 진통은 산업 전반의 고용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탄소 규제 문턱을 넘기 위한 과제

나아가 제철소 가동률이 떨어지면 항만, 운송, 하청 가공업 등 지역 경제와 연계된 협력사들의 일감까지 도미노처럼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유럽 시장에 장기적인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본격적인 시행도 철강업계가 풀어야 할 거대한 숙제다.
정부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등을 만나 수입 쿼터와 탄소 규제 완화를 타진하고 있으나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를 단기에 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관세 인상, 쿼터 축소, 파업 리스크가 겹친 7월의 시험대를 어떻게 넘어서느냐가 올해 철강업계의 진정한 회복 여부를 가를 핵심 분수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