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인데 “생산까지 멈췄다?”…한국 중소 기업들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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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공장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스마트 공장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한국 제조업의 심장부로 불리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공장 현장에 이상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스마트 공장을 이미 도입한 기업들조차 AI를 제대로 쓰지 못한 채 바코드만 찍고 있고, 라인 오류가 나도 고칠 사람이 없어 외부 기사가 올 때까지 생산을 멈춰야 한다.

AI를 갖춰 놓고 쓰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부울경 제조업 현장 전체를 짓누르고 있다.

스마트 공장 63%, 여전히 ‘바코드 찍기 수준’

제조업 스마트화 현황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제조업 스마트화 현황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는 2026년 3월부터 6월까지 부울경 108개사를 포함한 전국 51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스마트 제조 활용 실태를 조사해 22일 부산·울산·경남 수출기업 간담회에서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스마트 공장을 도입한 부울경 기업의 63%가 AI 활용 수준이 단순 바코드 스캔에 머무는 ‘기초 단계’에 그쳤다.

스마트 공장이란 설비·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오류를 자동 감지하고 스스로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부울경 기업 10곳 중 6곳은 이 시스템이 있어도 데이터가 제각각 따로 놀아 자동 제어는커녕 인간의 수작업에 의존하는 상태라는 얘기다.

고칠 사람도, 기다릴 여유도 없다

공장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기술자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공장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기술자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더 심각한 문제는 사람이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부울경 소재·부품·장비 기업 중 공장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전담 인력이 아예 없는 곳이 68%에 달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설비에 에러 경보가 울려도 내부에서 해결할 수 없어 외부 기사를 불러야 하고, 그 대기 기간 내내 생산 라인 전체가 멈춘다.

생산이 멈추는 것은 곧 돈이 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가 제시한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부울경 제조업의 AX(인공지능 전환·AI를 공장 전 공정에 깊숙이 적용하는 혁신)가 ‘말뿐인 구호’에 그치고 있음을 수치로 보여준다.

버티는 것도, 뛰어넘는 것도 둘 다 막혀 있다

중소 제조업 자금난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중소 제조업 자금난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현장 기업들은 지갑도 막혀 있다고 호소한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 조사에서 부울경 기업들이 국내 투자의 가장 큰 장벽으로 꼽은 항목은 ‘투자자금 조달 및 고금리’로, 응답 비율이 51.9%에 달했다.

AI 설비를 사고 싶어도 자금 조달부터 막힌다는 뜻이다. 긍정적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남 창원의 자동차 부품 기업 CTR은 AI 로봇 도입 이후 생산성이 4배 높아지고 불량률이 10분의 1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를 낸 곳은 극히 소수다. 자금을 구하지 못하면 CTR처럼 전환 자체가 불가능하다.

선점자와 추격자, 격차는 지금도 벌어지는 중

AI 도입 제조 현장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AI 도입 제조 현장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결국 이 상황의 진짜 무게는 글로벌 판도와 맞물릴 때 드러난다. OECD가 76개국 AI 도입률을 분석한 결과, 아일랜드(약 7%), 한국·이스라엘·미국(약 5.5~6%)이 최상위권을 형성했다.

숫자만 보면 한국은 선두권이다. 그런데 OECD는 같은 보고서에서, AI 도입을 늦출 경우 수입품 가격 하락의 혜택은 누리더라도 자국 경쟁력 손실로 실질적 이익이 반감된다고 경고하며, AI 시대에 ‘선점자와 추격자’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명시했다.

국가 평균 도입률이 높아도, 제조 현장의 실질 활용도가 바코드 수준에 머물면 그 숫자는 공허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M.AX(제조AI 대전환) 얼라이언스를 출범해 11개 분과 1,500여 개 기업·기관이 참여 중이며, 2026년 한 해에만 1조 1,000억 원 규모의 AX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는 ‘AX 하이엔드 팩토리 구축자금 최대 100% 매칭’ 등 4대 정책 패키지를 제안하며 정부의 유턴정책과 연계한 AX 촉진을 촉구했다.

정책 지원이 쌓이는 동안에도 현장 스마트 공장 63%는 여전히 바코드를 찍고 있다는 사실이, 지금 한국 제조업 AX가 맞닥뜨린 진짜 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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