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자 간 6억 원까지는 세금 없이 재산을 넘길 수 있다는 것은 자산가들 사이에서 상식으로 통한다.
이를 활용해 미리 재산을 쪼개두면 향후 수억 원의 상속세를 아낄 수 있다는 공식이 정답처럼 여겨지며 5060세대의 증여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과세표준과 상속세 계산 구조를 뜯어보면, 이 ‘6억 원의 마법’이 모든 부부에게 극적인 절세 효과를 안겨주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 15억 부부, 증여 안 해도 상속세 ‘0원’ 가능
가장 흔한 착각은 현재 자산 규모를 무시한 채 사전 증여부터 서두르는 것이다.

남편 명의의 아파트 12억 원과 현금 3억 원 등 총자산 15억 원을 보유한 60대 부부가 대표적이다.
이 부부가 6억 원의 사전 증여를 통해 상속세 과세표준을 낮춰 향후 1억 2,000만 원의 상속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은 자칫 무용지물이 될 공산이 크다.
현행법상 상속이 개시되면 기본적으로 일괄공제 5억 원과 배우자 상속공제(최소 5억 원~최대 30억 원)가 적용된다.
즉, 특별한 사전 증여를 하지 않더라도 남은 배우자가 재산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최소 10억 원, 많게는 15억 원까지 과세표준에서 공제받을 수 있어 애초에 상속세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상속세 절감을 위한 배우자 증여는 부부 합산 자산이 상속공제 한도를 훌쩍 뛰어넘는 고액 자산가이거나, 향후 자녀에게 물려줄 때 발생하는 2차 상속세까지 고려한 장기 플랜에서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10년의 족쇄… 부동산 증여가 위험한 이유
세금 없이 6억 원을 넘기더라도 안심하기엔 이르다. ’10년 룰’이라는 엄격한 조건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사망하기 전 10년 이내에 배우자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세 과세가액에 다시 합산되어 계산되므로, 고령이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의 섣부른 증여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것은 증여 자산이 ‘부동산’일 경우 발생하는 양도세 이월과세다.

배우자에게 증여받은 집이나 땅을 10년 이내에 매각하면,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증여받은 시점의 가격이 아닌 과거 원 소유자가 취득했던 낮은 가격이 기준이 된다.
당장의 증여세는 피했더라도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양도세 폭탄을 맞을 수 있는 셈이다.
세무 전문가들은 10년 이내에 자산을 매각하거나 유동화할 계획이 있다면, 취득세 등 부대비용이 없고 이월과세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현금 증여가 훨씬 안전한 전략이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증여세가 0원이더라도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세무서에 반드시 신고를 마쳐야 향후 자금 출처나 취득가액 입증 시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