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부동산, 대통령실 이전에 ‘들썩’
거래량 두 배↑, 매물은 빠르게 소진
행정수도 이전법 추진에 기대감 확산

“며칠만 늦어도 집이 없어져요.”
세종 나성동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김모(48) 씨는 요즘 급변하는 시장 분위기에 정신이 없다. 문의 전화는 쉴 새 없이 걸려오고, 급매물은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팔려나간다.
김 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조용하던 세종이 맞나 싶다”며 “대통령실 이전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혔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이전설에 ‘들썩’…세종 부동산 급반등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거래량이 두 배 가까이 늘고, 매물은 줄어드는 등 시장 흐름이 심상치 않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세종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46건으로, 2월(373건) 대비 약 100%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매물은 7817건에서 6818건으로 12.8%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주요 지역 매물이 속속 사라지고 있다. 소담동과 나성동 등 인기 지역에서는 매물이 나오는 족족 거래되며 시세가 연일 오르는 분위기다.
실제로 나성동의 한 아파트(리더스포레 전용면적 99㎡)는 13억2500만 원에 거래되며, 불과 한 달 전보다 2억 원 이상 상승했다. 보람동 호려울의 중흥S-클래스 아파트도 한 달 새 1억 원 넘게 오른 가격에 팔렸다.
“가계약금 돌려주는 일도”…매도자 우위시장 현실화
시장의 변화는 거래 주체에서도 확인된다. 그동안 세종 부동산은 실거주 목적의 수요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투자 목적의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급매물은 빠르게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 매물은 별다른 가격 조정 없이 그대로 팔려 나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올리는 일이 많아졌다”며 “계약 직전 단계에서 가계약금을 돌려주거나 위약금을 물고 거래가 무산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심리가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부동산 침체기로 오랜 시간 조용했던 세종이 다시 주목받게 된 데는 수요 증가와 공급 제약이라는 구조적인 이유가 크다는 것이다.
“한국판 워싱턴 D.C. 만들자”…정치권, 행정수도 이전 드라이브
정치권도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대통령실과 국회를 포함한 행정수도를 세종으로 완전히 이전하는 내용의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포함한 여러 대선 주자들이 “행정수도 완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특별법 제정, 헌법 개정까지 언급하고 있다.
국민의힘 측도 세종을 미국 워싱턴 D.C.처럼 정치·행정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균형 발전과 행정 효율을 강조했다.
이처럼 여야를 가리지 않고 행정수도 이전에 힘을 싣는 가운데, 세종 부동산 시장에 쏠리는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천도론이 본격화됐던 2021년, 세종 집값은 연간 40% 넘게 오르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재현될지, 혹은 단기적 기대감에 그칠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다만 정치적 의제와 시장 반응이 맞물리며 불붙은 세종 부동산의 향방은 당분간 이슈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GTX들어온다고 폭등했던 아파트값 정작 GTX개통하니 폭락, 또다시 웃기는 꼬락서니 발동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