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공지능(AI)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쏠려 있던 반도체 시장의 시선이 일반 D램으로 분산되며 판도가 흔들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해온 전통의 강자가 최근 분기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포트폴리오의 힘을 증명한 결과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매출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38.6%로 선두를 지켰고, SK하이닉스가 28.8%, 마이크론이 22.4%로 그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글로벌 주요 3대 기업 가운데 직전 분기 대비 점유율을 상승시킨 곳이 삼성전자 단 한 곳뿐이라는 사실이다.
HBM 너머로 번진 가격 상승, 전체 포트폴리오가 실적을 가르다

그동안 AI 가속기의 필수재로 꼽히는 HBM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가 강한 존재감을 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AI 서버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HBM뿐만 아니라 대용량 모듈, 데이터센터용 일반 D램 등 다양한 메모리가 대거 필요하다.
이러한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전 세계 D램 산업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8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고부가 서버용 제품과 모바일 제품군 등 폭넓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범용 제품의 가격 상승 수혜를 입은 모양새이다.

점유율 상승은 단순히 물량을 많이 판 것을 넘어 더 유리한 가격과 계약 조건으로 수익성을 개선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고부가 제품 중심인 SK하이닉스는 HBM의 물량 배분이나 가격 조정에 따라 전체 점유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공급망 재편과 고객사의 공급처 다변화 움직임을 등에 업은 마이크론의 추격 역시 시장의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결과적으로 AI 메모리 경쟁이 특정 제품의 독주 체제에서 제조사별 전체 제품군과 가격 결정력 싸움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장기적 이익률이 관건, 공급망별 수혜 차이도 주시해야

다만 이번 점유율 변화를 곧바로 주가 상승의 확정적 신호로 연결 짓기보다 실제 장기 이익률로 이어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메모리 업황 개선의 온기가 관련 장비나 부품, 소재 공급망에 전달되는 시점과 마진 구조 역시 공정별로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성능 패키징과 테스트 등 후공정 분야의 병목 해소 여부에 따라 협력사들이 체감하는 경기 온도 차가 뚜렷해질 수 있다.
향후 일반 서버용 D램의 가격 흐름과 차세대 HBM의 주요 고객사 인증 속도가 향후 반도체 판도를 결정할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