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선견지명 ”역시나 달랐다”…삼성이 10여 년 만에 웃는 이유

삼성바이오로직스 역대급 실적 발표
2024년 매출 4조, 영업익 1조 달성
이건희 선제 전략의 성과 입증

“삼성의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 LCD 등은 10년 내에 경쟁자들에게 따라잡힐 수 있다.”

2010년 당시 삼성그룹 회장이었던 고(故) 이건희의 발언은 위기감 그 자체였다. 그는 급변하는 기술 혁신 속에서 삼성의 미래를 걱정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예견은 10여 년이 지난 후 바이오산업에서 그대로 실현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 4조 5473억 원, 영업이익 1조 3201억 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올리며 전 세계 바이오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건희 철학, 바이오산업으로 삼성 미래 개척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설립은 이건희 회장의 ‘선제적 대응’ 철학에서 비롯됐다.

그는 삼성의 전자·반도체 중심 사업이 머지않아 경쟁자들에게 추격당할 가능성을 경고하며, 그룹의 생존을 위해 새로운 캐시카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5대 신수종 사업을 선정했고, 그중 하나로 제약·바이오 산업에 주목했다.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출발해,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도약했다.

특히, 인천 송도에 첨단 생산시설을 구축하며 삼성의 제조 역량과 품질 관리 노하우를 바이오산업에 접목했다. 제1공장을 시작으로 꾸준히 공장을 확대해 2022년에는 세계 최대 생산 규모인 62만 리터를 갖추었다.

이와 함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시장에도 진출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지난해 실적, 삼성바이오 역대 최고치 달성

이러한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4년 실적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3조 4971억 원, 영업이익 1조 3214억 원을 기록했다.

1~3공장 완전가동과 4공장의 매출 상승이 이를 견인했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힘입어 매출 1조 5377억 원, 영업이익 43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1%, 112% 증가하며 놀라운 성과를 냈다.

4분기 실적도 기록적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결기준 매출 1조 25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고, 별도 기준 매출 역시 9504억 원으로 15% 상승했다.

10여 년 전 위기감 속에서 시작된 바이오 산업은 이제 삼성의 미래를 책임지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건희 회장의 ‘도전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온다’는 철학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이끄는 밑바탕이 되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