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16만 “무려 938% 폭증”…’돈 된다’ 입소문에 우르르 몰리더니 ‘초대박’

1년 만에 10배 급등…로보티즈, 코스닥 대세로
로봇핸드·AI 워커 공개, ‘돈 되는 로봇’ 서사 확산
PER 1700배 논란…실적 증명 관건에 관심 집중

1만원이던 주가가 16만원을 넘어섰다. 불과 1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국내 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가 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으로 떠오르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리고 있다.

‘로봇핸드’ 한 방에…부품업체서 완성형 기업으로

국내 코스닥 시장에서 로보티즈의 주가 흐름은 요즘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이다.

지난해 11월 1만6000원대까지 내려갔던 주식이 최근 장중 16만9000원을 찍으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단기간에 10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로보틱스 대장주가 됐다”는 말이 돌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신호탄은 회사가 공개한 새로운 로봇핸드였다. 정교한 동작이 가능한 로봇용 손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를 겨냥한 핵심 부품이다.

여기에 ‘AI 워커’라 불리는 휴머노이드 라인업 계획까지 알려지자, 시장은 로보티즈를 단순 부품 업체가 아닌 완성형 로봇 기업으로 보기 시작했다.

액추에이터와 감속기 같은 핵심 부품을 직접 만들어온 기술력에 더해,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돈 되는 로봇’이라는 서사가 빠르게 확산됐다.

자금 조달도 주가를 밀어 올렸다. 로보티즈는 지난 8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보통은 악재로 받아들여지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투자자들은 신규 라인 증설과 연구개발, 해외 영업 확대에 쓰일 것이라는 설명에 주목했다. 성장에 필요한 연료를 확보했다는 점이 오히려 주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차트는 기대와 열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10만원 선을 돌파하자 거래대금이 폭증했고, 12만원과 15만원 같은 심리적 벽도 순식간에 무너졌다.

최근에는 PER 1700배, PBR 21배라는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 옵션에 투자하는 장세라는 해석이 나온다.

“스토리 넘어 실적”…로보티즈의 다음 시험대

그러나 모든 것이 장밋빛은 아니다. 로봇핸드와 휴머노이드가 실제로 양산 단계에 오르고, 주요 고객사와 계약이 체결되어 매출로 이어져야만 지금의 주가 수준이 설명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스토리가 아니라 실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향후 자금 집행 계획과 납품 일정, 매출 가이던스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되느냐가 관건이다.

불과 1년 만에 열 배 오른 주가, 그리고 세계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로봇 기술. 로보티즈 앞에 놓인 길은 두 갈래다.

테마주의 열기를 넘어 실제 성장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과열의 끝에서 다시 조정을 맞을지. 아직은 결과를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한국 로봇 산업이 보여주는 가능성의 무게만큼은 누구도 쉽게 부인하기 힘들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펼쳐질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