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희망이었는데 “구내식당 너마저”…직장인들 ‘한숨만’

구내식당 식사비 4년 연속 4%대 인상 충격
도시락부터 김밥까지 모든 메뉴 가격 폭등
고물가·고환율에 올해도 가격 상승 전망
Rising prices on dining out menus
계속된 물가 상승에 가성비가 좋았던 구내식당마저 직장인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 출처-연합뉴스

“밥값 부담에 이제 구내식당도 망설여진다.”

지갑이 가벼운 직장인들의 마지막 피난처로 여겨졌던 구내식당마저 ‘가성비 식사’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물가는 전년 대비 4.2%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4년 연속 4%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직장인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외식물가 3년 연속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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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마지막 보루였던 구내식당도 가격 상승을 피하지 못했다 / 출처-연합뉴스

지난해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21.01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117.38)과 비교해 3.1% 오른 수치다. 비록 2022년(7.7%)과 2023년(6.0%)보다는 상승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2.3%를 크게 웃돌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직장인들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구내식당의 가격 상승이다. 구내식당은 2023년 6.9% 상승하며 2001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지난해에도 멈추지 않고 4.2%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라 부른다. 이는 사무실 근처 점심값이 지나치게 올라 직장인들의 부담이 커지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다.

도시락에서 김밥까지, 모든 메뉴가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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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떡볶이, 햄버거 등 주요 외식 메뉴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 출처-연합뉴스

주요 외식 메뉴의 가격 상승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도시락이 5.9%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그 뒤를 떡볶이(5.8%), 햄버거(5.4%), 김밥(5.3%)이 이었다.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칼국수와 치킨(4.8%), 냉면(4.2%), 쌀국수(4.1%) 등도 4%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때 ‘가성비 갑’ 메뉴로 각광받던 편의점 도시락과 삼각김밥도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편의점 도시락 가격은 2020년 0.2%, 2021년 0.6%, 2022년 2.1%로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나, 2023년 들어 5.2%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4.9%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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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도시락 / 출처-연합뉴스

삼각김밥 역시 가격 상승을 피해가지 못했다. 2022년 1.3%였던 상승률이 2023년 2.9%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3.7%까지 치솟았다. 매년 오름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편의점의 ‘초저가 전략’과 불안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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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삼각김밥 / 출처-CU

이러한 상황에서 편의점들은 ‘초저가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CU는 990원짜리 삼각김밥을 출시했고, 이마트24는 ‘상상의 끝’ 시리즈를 통해 1900원 김밥과 3600원 비빔밥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밝지 않다.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이 기후변화와 고환율로 인한 식재료 가격 상승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5.9%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과일(16.9%)과 채소(8.1%), 곡물(3.3%)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반면 축산물은 0.7% 상승에 그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더 심각해질 ‘밥값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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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촌경제연구원 / 출처-연합뉴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전망은 더욱 우울하다. 연구원은 “생산 원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하는 식품산업과 30~40%를 차지하는 외식산업에서 물가 인상의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식품 원재료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환율 변동에 매우 취약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수입 식재료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국제 정세 불안도 변수다. 전문가들은 올해 각종 비상사태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가능성, 원달러 환율 급등 등 대외 요인으로 인해 주요 수입 식재료 가격이 더욱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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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한줄이 5천원을 훌쩍 넘어섰다 / 출처-연합뉴스

이처럼 ‘밥값 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직장인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구내식당도, 편의점도, 일반 식당도 모두 부담스러워진 상황에서 ‘저렴한 한 끼’를 찾는 직장인들의 고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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