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지역 대표 반도체 부품 기업인 리노공업의 전체 직원 중 절반가량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현장 생산 라인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실제 근무 대상자 665명 가운데 340여 명의 노조원이 지난 7월 23일부터 파업에 참여하면서 핵심 부품인 핀과 테스트 소켓 공정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리노공업이 생산하는 ‘리노 핀’과 IC 테스트 소켓은 완성된 반도체의 작동 여부를 검사할 때 칩과 장비를 연결하는 정밀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파업 사태가 장기화 양상을 보임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의 납기 일정 차질은 물론 부산 지역 제조업 생태계 전반으로 파장이 퍼지는 모양새다.
성과 배분 갈등과 경영권 논쟁의 접점

노사 간 갈등이 급격히 냉각된 배경에는 지난해 거둔 역대급 실적에 대한 성과 배분 기준을 두고 양측의 시각차가 크게 벌어진 점이 자리 잡고 있다.
리노공업은 2025년 매출 3,725억 원과 영업이익 1,770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각각 33.9%, 42.5% 급증한 약 47.5%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노조 측은 조합원 1인당 2,000만 원의 타결금 일괄 지급과 함께 정기상여금 확대, 자동화 및 공장 이전 시 사전 합의권 강화를 핵심 안건으로 제시했다.
사측은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한 타결금이 비조합원과의 차별을 유발하며 주요 인사와 투자 결정까지 사전 합의를 거치는 것은 경영 판단을 제약한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노조는 기술 도입 자체를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고용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급여 구조의 변동성을 줄이려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단기적인 현금 보상 요구와 향후 기업 의사결정 권한에 대한 주장이 한 협상 테이블에 묶이면서 노사 간 합의점 도출이 한층 난항을 겪었다.
회사의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을 살펴보면 IC 테스트 소켓이 66.54%, 리노 핀이 22.92%를 차지해 두 품목의 합산 비중이 89.5%에 달한다.
정밀 가공부터 도금, 조립까지 자체 처리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는 평소 강점이었으나 핵심 인력 이탈 시 외부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약점으로 작동했다.
납기 신뢰 저하와 지역 경제의 파장

반도체 검사 부품은 고객사의 엄격한 품질 승인을 거쳐야 하므로 물량 차질이 발생해도 타사 제품으로 즉시 교체하기가 까다로운 특성을 갖는다.
출하 지연이 길어져 고객사가 다른 공급사로 주문 물량의 물꼬를 돌리기 시작할 경우 파업 종료 후에도 기존 거래량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노조는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소득 감소 위험을 안게 되고 회사 역시 출하 손실과 거래선 신뢰 저하라는 중첩된 부담을 안게 되었다.
부산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리노공업의 비상경영 체제 전환 속에서 노사가 보상과 권한 문제를 분리해 조속히 교섭을 재개할 수 있을지가 사태 해결의 열쇠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