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표류하던 로봇랜드 사업 재개
총 사업비 8,988억원, 국내 최대 규모
2028년 완공 예정, 도시첨단산업단지 추진 중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이제야 우리 지역이 변화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무려 18년 동안 표류하던 인천로봇랜드 사업이 드디어 본격 착공에 들어갔다. 인천도시공사(iH)는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인천로봇랜드의 기반 시설 공사를 지난달부터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2007년 국책사업으로 처음 추진됐던 이 프로젝트는 민간투자 유치 실패로 장기간 표류해왔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낮은 사업성이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하지만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가 힘을 합쳐 18년 만에 사업을 재개하면서 청라국제도시 일대는 로봇산업의 메카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국내 최대 로봇산업 집적시설로 탄생

이번에 착공된 기반 시설 공사는 인천로봇랜드 사업 예정지 76만9천㎡ 가운데 로봇타워와 로봇 R&D 센터 부지를 제외한 72만㎡에 달한다.
인천도시공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부지는 로봇산업 용지 22만㎡, 유원시설(테마파크) 용지 15만㎡, 상업·업무시설 용지 13만㎡, 그리고 주차장·공원·녹지·도로용지 22만㎡로 구성된다.
총 사업비 8,988억원이 투입되는 인천로봇랜드는 로봇 산업의 연구와 생산, 테스트, 소비를 한 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집적시설로 조성된다. 특히 23층 규모의 로봇타워와 5층짜리 로봇 R&D 센터는 로봇 기업들의 핵심 요충지가 될 전망이다.
“인천로봇랜드는 인간과 로봇이 함께 공존하는 미래 가능성을 실현하는 출발점이다.” 류윤기 인천도시공사 사장은 이같이 강조하며 “향후 인천이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도록 기반 시설 구축부터 기업 유치까지 철저히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관 협력으로 18년 만에 사업 정상화

인천로봇랜드 사업은 당초 2007년 11월 경남 마산과 함께 로봇랜드 조성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되었으나, 민간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개발이 계속 미뤄져 왔다. 상황이 바뀐 것은 2023년부터다.
인천도시공사는 인천시와 함께 시행자로 사업에 참여하는 신규 협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협의해 공동사업 시행 인허가도 받았다.
올해 들어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2월 인천로봇랜드 특수목적법인(SPC)과 ‘기반 시설 공사 위수탁’ 협약을 체결했으며, BS한양 및 두손건설과 578억원 규모의 공사 도급 계약을 맺었다.

현재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는 중심(앵커) 기업 유치를 포함한 투자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받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도 긴밀히 협의 중이다.
용지공급은 기반 시설 공사가 절반가량 완료되는 2026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전체 기반 시설 공사는 2028년 4월에 마무리될 계획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청라국제도시 일대의 부동산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천은 이번 로봇랜드 조성을 통해 경기도 판교, 경남 창원과 함께 국내 3대 로봇산업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인접해 있어 글로벌 로봇 기업들의 진출 교두보로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시작된 인천로봇랜드 사업이 과연 로봇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