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데만 1.8조 원?”…퇴역 18년 걸린 미군 ‘원자로 8기 항모’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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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S 엔터프라이즈 퇴역·해체
USS 엔터프라이즈 퇴역·해체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미 해군 최초의 원자력 항공모함 CVN-65 엔터프라이즈가 현역에서 물러난 지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천문학적인 해체 비용을 지불하며 장기 절차를 밟고 있다.

최근 체결된 최종 해체 계약액만 4억 1,850만 달러에 달하며, 이전의 비활성화 및 장기 보관 비용을 모두 합친 보도상 규모는 약 13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일반 항모와 달리 원자로 8기를 탑재한 복잡한 구조 탓에 2012년 퇴역 이후 2030년까지 무려 18년 동안이나 예산과 조선 정비 시설을 묶어두게 됐다.

거대한 원자력 추진 함정이 화려한 운용 기간을 끝낸 뒤 치러야 하는 ‘수명주기 마지막 청구서’의 무거운 무게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복잡한 원자로 8기, 해체를 가로막은 까다로운 공정

USS 엔터프라이즈 퇴역·해체
USS 엔터프라이즈 퇴역·해체 / 출처 : DVIDS(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후대의 니미츠급 항모가 원자로 2기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초기 설계인 엔터프라이즈는 8기의 원자로가 얽혀 있어 방사성 설비 분리 작업이 훨씬 까다롭다.

미 해군 조선소는 우선 핵연료를 제거하고 민감한 장비를 떼어내 선체를 안전 보관 상태로 만드는 비활성화 작업에만 9억 달러 이상과 수년을 소모했다.

이후에도 선체 부식과 침수를 막기 위해 주요 접안시설 한 곳을 장기간 점유한 채 유지·관리를 위한 보관비를 별도로 지출해야 했다.

미 해군은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서야 민간 상업 조선·해체 시설로 선체를 옮겨 방사성 구역과 일반 고철을 분리 처리하는 4억 1,85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USS 엔터프라이즈 퇴역·해체
USS 엔터프라이즈 퇴역·해체 / 출처 : DVIDS(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해체 작업이 이토록 길어지는 핵심 원인은 방사성 물질 처리 과정에서 작업자의 피폭을 줄이고 엄격한 환경 규제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오염도를 측정해 포장한 뒤 지정 시설로 운송해야 하는 데다, 거대한 선체를 상업 시설로 이동시키는 예인선 및 항만 안전계획에도 상당한 예산이 들어간다.

약 13억 달러라는 액수는 회계연도별 관리비와 기관별 합산 기준을 더 확인해야 하는 추산치로, 확정 총액보다는 약 13억 달러 규모로 서술하는 편이 적절하다.

퇴역함이 조선소 시설과 접안 공간을 오랫동안 차지하면서 신규 함정을 제작하고 정비해야 할 미 해군 전체의 유지보수 일정에도 여파를 미쳤다.

건조비 너머 수명주기 전체를 계산해야 할 시점

USS 엔터프라이즈 퇴역·해체
USS 엔터프라이즈 퇴역·해체 / 출처 : DVIDS(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이번 해체 계약은 향후 순차적 퇴역을 앞둔 니미츠급 항모들의 원자로 구획 처리와 핵연료 제거 작업을 대비하는 데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항공모함 도입 논쟁에서는 주로 건조비와 함재기 운용비만 조명받지만, 수명주기 마지막에 남는 해체와 방사성 폐기물 처리 비용을 미리 적립하지 않으면 미래 전력 예산을 잠식하게 된다.

원자력 추진 함정 도입을 검토하는 국가라면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 수십 년 뒤 퇴역 시설과 폐기물 저장, 전문 인력 확보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중대한 질문과 마주한다.

엔터프라이즈의 기록이 증명하듯 항공모함 한 척의 진정한 대가는 화려한 취역식이 아닌, 마지막 해체 공정이 완전히 마무리되는 날 비로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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