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관광세 인상, 여행객 줄까 예상
한국은 출국세 3천원 인하로 맞대응
지자체별 관광객 유치 지원금도 늘려

“일본은 세금을 올리고, 한국은 세금을 내린다.”

최근 일본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부과하는 ‘관광세’를 최대 10배까지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한국은 오히려 출국 납부 부담금을 인하하며 정반대 전략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각 지방자치단체들 또한 보다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 정책을 펼치며 경쟁적으로 관광 진흥에 뛰어들고 있다.

日 관광세 인상 vs 韓 출국세 인하 ‘상반된 전략’

최근 일본은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문제를 해결하고 관광 진흥 재원을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관광 관련 세금을 대폭 인상하고 있다.

2019년 1월부터 시행중인 ‘관광세'(출국 시 1000엔/약 1만원 부과)에 더해 지방자치단체별로 도입한 ‘숙박세’와 ‘방문세’도 올해 상반기 내에 두 배 가량 인상할 계획이다.

특히 교토의 경우, 약 50만원(5만 엔) 이상 숙소에서 묵는다면 1박당 1인에 4만원 상당의 세금을 내야 해 두 명이 묵으면 무려 8만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미 도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등 10개 도시가 숙박세를 도입했으며, 조만간 30여 곳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7월부터 ‘출국 납부 부담금’을 1만원에서 7000원으로 3000원 인하하고, 면제 대상도 2세 미만에서 12세 미만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4700만 명이 감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펼치는 파격적 관광객 유치 전략

중앙 정부 뿐 아니라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들 또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와 색다른 콘텐츠로 손님맞이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는 고향사랑기부금을 활용해 타지역 청년들에게 한 달살이 숙박비를 지원하는 ‘청년드림, 제주애(愛) 올레(Olle)’를 시행하고 있다. 19~34세 타지역 청년 140여명에게 팀당 최대 70만원의 숙박비를 지원한다.

전남 영광군은 지역 외 거주자로 구성된 관광객 팀이 관광지 방문 후 SNS에 인증하면 최대 8만원의 여행 경비를 지급한다.

태안군은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에게 1박 2일 기준 최대 10만원을 환급해주는 ‘펫니스(Pet+Wellness) 태안 미션투어’를 진행 중이다.

전남도는 특색 있는 정책으로 외부 관광객에게 여객선 운임 반값을 지원하고 있다. 2022년부터 여수거문도, 고흥거문도, 목포~가거도 등 9개 항로 여객선 이용 시 운임의 50%를 지원해주고 있다.

경기 가평군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에 대한 성과금을 확대하여, 4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유료 관광지, 음식점, 숙박시설 등을 이용하면 1인당 2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지역 특화 콘텐츠로 승부하는 ‘차별화 전략’

각 지자체들은 지역 특색을 살린 관광 콘텐츠로 외부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경남도는 섬이 많은 지역 특성을 활용한 섬 특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거제 지심도는 웨딩촬영 명소로, 통영 추도는 영화 마니아들의 성지로 조성하고 있다. 거제 이수도는 ‘1박 3식’ 테마로 이미 입소문을 타 지난해 섬 주민 수(108명)보다 1,200배 많은 13만명이 찾았다.

부산시는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부산핫플 반값여행’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부산행 KTX 교통비를 50% 할인해주고 다양한 자유여행 상품과 패키지여행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를 ‘경북 방문의 해’로 정한 경북도는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글로벌 국제관광 도시로서의 기틀을 확고히 할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콘텐츠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AI 기반 온라인 통합 관광 플랫폼 ‘왔어울산’을 최근 업데이트했다. 이용자의 성향과 질문에 맞춰 여행 정보를 추천받을 수 있도록 기능이 개선되었다. 또한 ‘2025년도 울산전담여행사’ 10곳을 선정해 신규 울산 관광 상품 개발과 체류형 관광 확대에 나서고 있다.

경북 울진군은 동해선 철도 개통에 맞춰 관광택시를 도입하고, 군민과 관광객 모두 농어촌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농어촌버스 무료화 정책은 군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각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 경쟁이 소비 심리가 위축된 국내 경기 회복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