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고급유 넣으세요?”.. 한방에 논란 종결

품질이 좋다고 알려진 고급 휘발유
무조건 사용하기 보다는 차종에 맞는 선택 필요

주유소에서 ‘고급 휘발유’라는 제품을 볼 수 있다. 이름부터 고급이며 일반 휘발유보다 200원 이상 비싸기 때문에 ‘품질이 좋은 휘발유인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국내에서는 옥탄가를 기준으로 휘발유를 구분한다. 옥탄가 91~94 범위의 휘발유는 일반 휘발유로, 그 이상은 고급 휘발유로 분류된다.

그럼 옥탄가는 무엇일까? 옥탄가는 연료가 자동차 엔진에서 얼마나 폭발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높은 옥탄가는 폭발이 적고, 낮은 옥탄가는 폭발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폭발이 지나치게 많으면 엔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고급유는 옥탄 성분을 더 첨가하여 연소가 잘 되는 연료로, 엔진 내부에서 뜨겁게 달궈진 실린더가 움직일 때 이상 폭발, 즉 ‘노킹 현상’을 줄여준다.

‘노킹 현상’은 엔진의 내구성을 악화시키고, 소음과 진동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고성능의 자동차에서는 주로 고급 휘발유를 사용한다.

고성능 차량엔 고급유가 좋은 선택

고성능 차량의 엔진은 대부분 실린더 압축비가 높다. 그래서 엔진이 요구하는 옥탄가보다 낮은 휘발유를 사용하면 조기 점화로 노킹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노킹 현상이 반복될 경우 엔진에 큰 부담을 주게 되므로, 고성능 차량의 엔진 컨디션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선 고급 휘발유의 사용이 권장된다.

그렇다면 고급 휘발유를 바로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경우, 일반 휘발유를 사용해도 괜찮다.

하지만, 기름은 가득 채우지 않고, 가까운 고급 휘발유 주유소까지 갈 만큼만 급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도착해서는, 고급 휘발유로 가득 채워 일반 휘발유와 혼합하는 것이 좋다. 더 안전한 운행을 원한다면, ‘옥탄 부스터’ 같은 제품을 활용하여 휘발유의 옥탄 수치를 높여 사용할 수도 있다.

고급유만 넣으면 연비 향상된다?

각 차량의 엔진은 특정한 옥탄 요구치에 따라 최적의 점화 시기를 가진다. 차종에 상관 없이 고급유를 사용하면 엔진 출력이나 연비가 향상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오해다.

예를 들어, 옥탄가가 91로 설정된 엔진에 옥탄가 100의 고급유를 사용하더라도 엔진 성능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100~300마력대의 일반적인 승용차는 대부분의 제조사에서 노킹 현상이 최소화되도록 일반 휘발유를 사용하게끔 설계됐다. 따라서, 자신의 차량에 가장 적합한 옥탄 수치의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정유사들은 ‘초고급 휘발유’라는 더 높은 옥탄가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기존의 95~98 옥탄가를 가진 고급 휘발유보다 옥탄가가 100 이상으로 더 높은 제품이다. 이러한 초고급 휘발유는 차량을 특별히 관리하고자 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제품들로는 GS칼텍스의 킥스 프라임, SK에너지의 솔룩스 플러스, HD현대오일뱅크의 울트라카젠 등이 있다.

일반유와 혼유 가능?

보통 차량에서는 옥탄가가 약 95 정도가 가장 적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고성능 차량은 옥탄가가 100 이상 유지되는 고급유만을 권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옥탄가를 적절하게 맞추기 위해 고급유와 일반유를 8:2의 비율로 섞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고급유와 일반유를 혼용하는 것은 상관 없다. 중요한 것은 경유와 휘발유를 혼합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유를 사용하던 차에 고급유를 혼합하여 주유하거나, 새 차에 처음부터 고급유를 넣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약에 불안하다면, 기존에 들어 있던 일반유를 주유 경고등이 켜질 때까지 운행한 후, 고급유로 주유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