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싼타페·쏘렌토, 결국 필패한다”…중국·미국 사이 낀 현대차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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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포드 유럽형 브롱코 SUV 개발 / 출처 : 연합뉴스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가 철저한 실용성으로 승부할 때, 포드는 ‘브롱코’라는 50년 역사의 헤리티지를 앞세워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2028년부터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해 유럽에 공급할 새로운 전략형 ‘유럽형 브롱코’ SUV를 개발 중이다.

다만 이 차량은 미국 본토의 프레임 바디 구조 정통 오프로더 브롱코와는 설계 역학 및 기계적 뼈대부터 완전히 궤를 달리한다.

유럽형 모델은 포드의 도심형 C-세그먼트 SUV 쿠가(Kuga) 및 준중형 픽업 매버릭과 공유하는 일체형 ‘C2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포드 브롱코 SUV
포드 브롱코 SUV / 출처 : Ford(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포드는 껍데기만 바꾼 크로스오버가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미국형의 시그니처인 탈착식 도어나 고성능 험로 돌파용 특수 장치는 제외될 확률이 높다.

환상을 판매하는 SUV 시장,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의 본질

오늘날 도심형 SUV 중 실제 험로를 주행하는 비율은 10% 미만이지만, 대중은 모험을 떠날 수 있다는 ‘페르소나적 환상’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국산 SUV 싼타페가 각진 레트로 외관을 채택하고 쏘렌토가 강인한 전면부를 강조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심리적 오프로드 감성을 자극하기 위함이다.

미국식 대형 오프로더를 유럽에 그대로 이식하면 가혹한 배출가스 규제(Euro 7)와 징벌적 과징금, 좁은 도로 환경 탓에 시장성이 결여된다.

현대 싼타페
현대 싼타페 / 출처 : Hyundai

결국 도심형 플랫폼에 브롱코의 유산을 복각하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조합해 규제 충족과 실속 있는 니치 마켓 공략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계산이다.

가성비 패러다임의 종말, 한국 자동차가 나아갈 고도화 단계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과 배터리 기술을 무기로 연간 수백만 대를 쏟아내는 BYD 등 중국계 기업들로 인해 치열한 생존 게임이 한창이다.

포드가 역사 깊은 브롱코라는 브랜드 자산을 소환한 이유 역시, 단순한 단가 경쟁을 지양하고 미국적 서사가 담긴 문화적 독점력으로 차별화하려는 전략이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세계적 수준의 품질과 라인업을 확보했으나, 장기적으로는 제원표상의 사양 비교를 넘어 모델 고유의 정체성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아 쏘렌토 SUV
기아 쏘렌토 SUV / 출처 : Kia

미래의 SUV 세그먼트 경쟁은 공간이나 연비 같은 정량적 수치를 겨루는 차원을 넘어, 해당 차량을 소유했을 때 연상되는 라이프스타일의 깊이로 결정된다.

오토캠핑과 차박 등 자동차를 매개로 한 여가 문화가 고도로 성숙한 국내 시장에서도, 소비자가 차량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투영하려는 경향은 뚜렷하다.

주행 성능이 미국형 원작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브롱코 배지 자체가 대자연의 모험을 연상시키듯, 현대의 자동차는 단순한 조립품을 넘어 하나의 문화 상품이다.

우리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퍼스트 무버로 완벽히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독보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상징적 모델을 창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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