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일본, 호주가 미사일 정보 공유망을 한층 더 촘촘하게 엮기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 다양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 전장에서 미사일 방어의 핵심은 단순히 더 강력한 요격 미사일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날아오는 표적을 얼마나 신속하게 포착하고 요격 자산에 전달하느냐는 속도 싸움에 가깝다.
‘트라이십(TRISHIP)’으로 불리는 3국 협력 체계는 바로 이러한 감시와 대응의 시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세 나라는 각자 우수한 레이더와 위성, 이지스함 등의 감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자산을 독립적으로만 운용할 경우 예상치 못한 감시의 빈틈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미사일의 발사 순간부터 궤적 추적까지 정보가 지연 없이 흘러야 하는 이유이다.
포물선을 거부하는 미사일, 바빠진 3국의 센서 연합

미사일 방어는 1분 1초를 다투는 시간과의 싸움으로,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단 몇 분 만에 고도와 방향이 결정된다. 레이더망을 피해 낮게 비행하는 순항미사일 역시 까다로운 표적이다.
게다가 변칙적인 궤도로 움직이는 극초음속 활공체는 기존의 예측 가능한 방어 계산을 어렵게 만들기 일쑤이다. 한 나라의 레이더가 놓친 사각지대를 다른 나라의 센서가 보완해야 억제력이 생긴다.
협력 구조 속에서 일본은 동중국해와 대만 주변, 그리고 북한의 미사일 동향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 분위기이다. 호주는 인도양과 남태평양을 아우르며 후방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은 괌과 하와이, 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전역을 연결하는 거대한 지휘 작전망을 총괄하는 구조이다. 이 세 축의 정보가 하나로 묶이면 상대 진영은 발사 전부터 더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안보 환경 역시 이러한 미·일·호주의 밀착 흐름과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여지가 크다.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최우선으로 보지만 주변 정세의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에서 위기가 고조될 경우 미군의 미사일 방어 자산과 정보망 배분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3국의 통합 가속화는 한반도 주변의 미사일 경보 체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한·미·일 정보 공유 체계나 해상 감시 협력의 수준을 다각도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군사 정보를 실시간으로 결합하는 과정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편이다.
탐지 자료 자체가 민감한 군사기밀인 데다 각국이 채택한 지휘 체계와 교전 규칙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자동 공유의 범위나 오경보 발생 시의 책임 소재를 조율하는 절차가 요구된다.
무기 통일보다 무서운 ‘하나의 눈’, 빈 시간을 지우는 기술

기술적인 연동보다 각국의 정치적 결단과 행정적 절차를 맞추는 과정이 더 까다로운 병목 구간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3국이 협력의 고삐를 죄는 이유는 네트워크의 힘에 있다.
트라이십 구상의 진정한 의미는 세 나라가 동일한 무기를 구매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각자 보유한 센서의 기록을 하나의 거대한 스크린으로 통합하려는 시도에 가까운 모습이다.
현대 미사일 방어 체계에서 가장 뼈아픈 실책은 비싼 요격탄을 날리는 순간보다 표적의 위치를 놓치는 순간에 발생하기 마련이다. 3국의 새로운 연결망은 바로 그 보이지 않는 공백을 메우려 한다.
바다와 하늘을 가르는 미사일의 궤적을 쫓아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의 그물망이 바다 밑과 공중에서 엮이고 있다. 속도와 연결이 곧 방어력이 되는 새로운 안보 방정식이 시작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