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제때 못 가면 고철 덩어리”…미 국방부 무기 목록 싹둑 자르더니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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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미 국방부 / 출처 : 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기존 14개였던 핵심 기술 연구개발 영역을 6개로 과감히 압축했다.

예산과 인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모든 분야를 동시에 밀면 실제 전장에 기술이 도입되는 속도가 늦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국방연구공학차관실(OUSD(R&E))이 선택한 6대 분야는 인공지능(AI), 자율무기체계, 저가 무기, 양자 및 바이오 등 전장의 판도를 바꿀 기술 전환 가능성이 큰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발표나 목록 축소가 아니다. 실험실에 머무는 기술을 전투원의 손에 하루라도 빨리 쥐여주기 위해 군 연구개발과 획득 체계 전반을 개편하려는 국방 혁신의 신호탄이다.

백화점식 나열에서 실전 배치 중심으로의 전환

미군
미군 / 출처 : 뉴스1

과거 무선통신부터 에너지 저장까지 수많은 분야를 백화점식으로 넓게 나열하던 방식은 투자 우선순위를 흐려놓았다.

새로운 체계는 전장 전환 가능성이 큰 영역에 책임자를 세우고 투자 집중도를 높인다.

미군이 짧은 주기로 무기를 실험하고 신속히 실전 배치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하게 되면서, 군사적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중국의 기술 생태계는 미국의 빠른 속도를 의식해야 하는 거대한 방어적 부담을 안는다.

드론, AI 기반 시스템, 저가 순항미사일처럼 빠르게 대량 생산되는 기술들은 거대하고 값비싼 무기 플랫폼 중심의 전통적인 방산 절차를 정면으로 압박하며 지휘, 보급, 훈련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첨단 무기 성능보다 중요한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국방부
미 국방부 / 출처 : 연합뉴스

단순히 기술 목록을 줄인다고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실제 전투 부대가 사용하는 장비로 즉각 넘어가지 못한다면, 펜타곤의 이번 조직 개편과 슬로건은 한낱 구호로 전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전은 첫 충격보다 두 번째, 세 번째 보급과 소모성 무기의 교체 능력에서 승패가 갈린다. 실험 예산, 시험장, 양산 파트너, 부대 피드백, 보안 인증이 따라오지 못하면 첨단 기술은 전장의 병목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량의 무인 체계를 신속히 공급하는 ‘레플리케이터(Replicator)’ 프로젝트처럼, 최고 성능의 단일 무기보다 저가 무기를 대량 양산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을 R&D 중심에 두기 시작했다.

속도전으로 바뀌는 국방 패러다임과 한국의 과제

앞으로 눈여겨볼 관전 포인트는 6대 분야별 책임자의 권한, 예산 배분의 실제 변화, 저가 무기의 양산 성공 사례, 그리고 동맹국들이 미국의 이러한 속도전에 발맞추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가이다.

국방부
미국 /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의 이 같은 변화는 독자적인 강화에 그치지 않고, 상대국의 감시망 강화, 전자전 고도화, 요격망 보강, 외교적 반발까지 불러오는 글로벌 방산 생태계의 연쇄 반응을 촉발하게 된다.

인공지능, 무인체계, 저가 정밀무기를 동시에 추진 중인 한국 군당국과 방위산업계에도 펜타곤의 선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연결 강도는 보통이지만 이 시점에서 복기할 의미는 충분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단일 장비를 만드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전장의 피드백을 받아 빠르게 시험하고 고치며 즉각 양산하는 체계가 없다면 현대전의 초고속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

결국 미래 국방 기술 경쟁의 승패는 화려한 연구 성과가 아니라 전장에 도착하는 속도에서 갈린다. 우선순위를 과감하게 줄여나가는 결단은 포기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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