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G넥스원이 미국 현지에 방산 전문 자회사(LIG Defense & Aerospace)를 설립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무기 시장에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군사 전문 매체에 따르면, 한국 유도무기 체계 업체가 미국에 100% 출자 법인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해군 해외비교시험(FCT)을 통과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의 수출을 넘어, 가장 폐쇄적이라는 미국 국방 조달 시장의 심장부로 직접 뛰어든 셈이다.
철옹성 미국 시장의 숨은 1인치

미국 방산 시장은 예산 규모 면에서 세계 압도적 1위지만, 역설적으로 외국 기업이 진입하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벽을 두르고 있다.
이른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으로 대변되는 철저한 자국 우선주의 때문이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미군에 무기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부품의 최소 65% 이상을 미국산으로 채워야 하며, 이 비율은 2029년 75%까지 상향될 예정이다.
나아가 ITAR(국제무기거래규정) 및 외국인 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엄격한 통제가 뒤따른다.
특히 FOCI(해외 소유·통제·영향) 규정에 의해, 국방부와 계약을 맺는 기업은 미국 내 생산 시설을 갖춰야 할 뿐만 아니라 이사회 등 핵심 경영진을 미국 시민권자로 구성해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으로는 미군이라는 거대한 고객의 지갑을 열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는 대목이다.
100% 명중률이 뚫어낸 패러다임
LIG넥스원의 이번 미국 법인 설립은 이러한 구조적 장벽을 ‘현지화’로 우회 돌파하려는 전략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단순한 지사 개념이 아니라, 미국 방위산업 생태계의 일원으로 스며들어 현지 생산과 일자리 창출을 매개로 규제의 칼날을 피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과감한 결단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압도적인 기술적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
주력 수출 품목인 유도로켓 ‘비궁’은 미 해군이 주관한 FCT 비행 시험 등에서 10발을 쏴 10발을 모두 맞히는 100%의 명중률을 기록하며 미군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충족했다.
소형 고속정 떼를 이용한 비대칭 위협이 커지는 중동 등지에서, 가성비와 명중률을 모두 잡은 비궁은 미군에게도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국 방산이 미국에 무기를 파는 것을 넘어, 미국 땅에서 무기를 만들고 공급하는 진정한 의미의 ‘주류 시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