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의 감시망을 피해 은밀하게 기동하는 차세대 자율 미사일 발사대 도입 사업이 마침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미 육군은 기존 중거리 미사일 체계인 ‘타이폰’의 거대한 덩치를 획기적으로 줄인 새로운 자율 미사일 발사대(CAML) 계약을 이르면 8월 말 체결할 채비를 마쳤다.
기존 타이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SM-6를 운용하며 강력한 타격력을 보여주었으나, 발사대와 지원 차량의 규모가 너무 커 전장 기동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거대한 발사대는 이동 가능한 도로와 교량을 제한할 뿐 아니라 적의 정찰 드론이나 위성에 노출될 위험을 키우기 때문에, 미 육군은 스스로 움직이며 흔적을 줄이는 자율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정 기업 독점을 깨고 전장의 유연성을 넓히는 복수 경쟁 체제

미 육군은 단 한 개의 기업에 사업을 몰아주기보다 여러 업체와 복수 계약을 맺고 중형과 중량형 발사대를 동시에 개발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러한 방식은 특정 기업에 기술적으로 종속되는 문제를 방지하는 동시에, 초기 단계부터 다양한 공급망과 기술적 선택지를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발사대에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면 새로운 미사일이 도입되더라도 차량을 통째로 다시 설계할 필요 없이 소프트웨어와 컨테이너 교체만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다만 여러 업체의 차량을 함께 운용하면 전원이나 통신 규격, 정비 도구가 제각각 체계화되어 일선 부대의 정비 교육과 부품 관리 부담이 늘어나는 대가도 따른다.

아울러 위성항법(GPS) 신호가 차단된 험지에서도 장애물을 피해 스스로 도로를 달리고, 적의 전자전 공격으로 통신이 끊겼을 때의 행동 규칙을 정립하는 일도 핵심 과제다.
기체가 적에게 노획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원격 통제 절차도 마련해야 하며, 이는 자율주행 발사대가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다만 이번 자율 발사대 도입이 표적을 스스로 골라 무기를 쏘는 자동 발사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어디까지나 운용 인력의 부담을 줄이고 분산 이동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한편 이번 사업과 함께 언급되는 고에너지 레이저 조달은 CAML과 완전히 분리된 별도 사업이므로, 발사대 자체의 전개성과 미사일 통합 방식에 집중하여 평가해야 한다.
야전 배치로 가기 위한 관문, 인도태평양 험로 시험이 기다린다

오는 8월 말 계약서 서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실제 야전 부대에 배치되기까지는 까다로운 기동성 및 재장전 검증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개발된 시제품들은 거친 비포장도로를 장거리 주행하고 발사 후 신속하게 위치를 이탈하는 능력은 물론, 탄약 차량과 연계해 빠르게 미사일을 재장전하는 생존력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좁은 도로와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태평양 전장 환경에서는 발사대를 얼마나 신속하게 원하는 장소로 분산 배치하느냐에 따라 실제 작전의 승패가 갈린다.
작은 발사대 여러 기를 전장에 흩어놓아 적의 감시망을 무력화하려는 이번 사업은 8월 말 계약 체결을 기점으로 거대한 타이폰의 한계를 넘어서는 첫 시험대에 올라설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