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별 지역내총생산 지표 6월부터 첫 공개
지역 경제 변화 90일 내 확인 가능
특정 거점도시 집중 육성으로 지방살리기 전략

“지금처럼 두면 모든 것이 서울로 빨려들 것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경고가 울려 퍼졌다.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분기별 지역내총생산(GRDP) 지표다.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한국은행과 통계청 공동 포럼에서 분기별 지역내총생산 지표 개발 완료와 함께 새로운 지방살리기 전략이 제시됐다.
90일마다 지역경제 ‘체온’ 잰다
그동안 지역경제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최소 1년 이상 걸렸다. 연도별 GRDP 잠정치가 다음 해 12월, 확정치는 그다음 해 12월에야 공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분기마다 지역경제의 ‘체온’을 재는 시대가 열린다.
통계청은 시도별 분기 성장률을 해당 분기 종료 후 90일 이내에 제공하고, 연간 속보치도 잠정치보다 9개월 앞선 이듬해 3월에 별도 제공하기로 했다.

통계청은 분기별 GRDP 추계를 위해 지역별·산업별 생산지수를 기초자료로 활용하되, 산업활동동향이 포괄하지 못하는 산업은 행정자료 등을 참고할 계획이다. 또한 분기별 GRDP의 연간 합계가 연간 지역 소득 잠정치·확정치와 일치하도록 국제기구 권고안(비례덴톤법)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이번 지표 개발로 “신속한 경제정책 수립과 평가가 가능해지고,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역 경기 국면의 상승, 하강, 전환을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어 지역경제의 심층분석과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점도시 육성이 지방소멸 막는 새 프레임워크”
이날 포럼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과감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동안의 지방균형발전 정책은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완화하지 못했다”며 “모든 지역을 다 살리려다 보니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한 그는 “2~6개 정도의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서울에 준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지방소멸을 막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내비게이션에서 GPS가 필수적인 것처럼,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 GRDP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정확한 지역 경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정책 결정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방분권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을 논의할 때가 됐다”며 “지방자치단체 대신 지방정부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자치입법권, 재정권, 조직권, 계획권을 보장하고, 지방감사원 설치나 지방경영평가제도 도입 검토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집중 심화가 부른 총체적 위기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단순한 인구 분포의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도권의 인구 과밀은 주거 공간 부족과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특히 저소득층과 청년층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교통 혼잡 문제도 심각해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체증은 일상이 됐다.

경제적으로도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산업과 인구의 불균형으로 지방 경제는 침체되고, 이는 다시 인구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교육, 의료, 문화 서비스 등의 접근성에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차이가 현격해 생활의 질 저하와 지역 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남창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부원장은 “인구 5백만~1천만명 수준에서 지역 행정을 통합하고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안기돈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방소멸 방지를 위한 정책은 인구정책에 초점을 두고, 지역별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도입되는 분기별 GRDP 지표가 지방 경제의 활력을 측정하는 정확한 온도계 역할을 하고, 나아가 효과적인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기반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지역을 균등하게 지원하는 방식보다 거점도시 중심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
아주 좋은 의견입니다ᆢ
꼭 실천해서 나라의 발전을 막는
수도권 집중화만큼은 막아야 합니다ᆢ
좋아요
말로만. 하지말고 균형발전. 당장시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