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 돈 벌 기회인데 어리둥절”…초대박 기회 맞은 K-산업, 이게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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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정유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K정유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세계 2위 경유 수출국 러시아가 경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K정유 업계에 뜻밖의 기회가 열렸다.

국제 경유 마진이 단 며칠 새 폭등했고, 세계 5위 정제 능력을 갖춘 한국이 그 공백을 채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런데 정작 업계 안에서는 마냥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러시아 드론 피격, 그리고 경유 마진 폭등

7월 8일, 러시아 정부가 경유 수출 전면 금지를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드론 공습이 러시아 내륙 깊숙이 자리한 주요 정유시설을 잇달아 타격했고, 설상가상으로 여름철 내수 연료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국내 공급 부족이 한계에 달한 탓이다.

드론 공격으로 손상된 정유시설
드론 공격으로 손상된 정유시설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러시아는 이미 휘발유·항공유 수출도 중단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배급제까지 실시하는 상황이다.

세계 2위 경유 수출국이 수출 빗장을 완전히 걸어 잠갔다는 소식에 글로벌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크랙 스프레드(정유사가 원유를 사들여 석유제품으로 팔 때 남기는 마진)가 요동쳤다.

6월 26일 배럴당 62.84달러이던 미국 경유 제품 마진은 수출 금지 발표일인 7월 8일 기준 80달러를 돌파했다.

유럽 경유 마진도 6월 말 60달러 수준에서 잠시 내려앉았다가 7월 들어 다시 60달러를 웃도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재상승했다.

K정유사들이 실질 기준으로 삼는 두바이유 대비 경유 마진은 7월 10일 기준 55.1달러로, 불과 이틀 만에 5.2달러나 뛰었다.

K정유, 빈자리 채울 수 있을까

정유 공장 시설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정유 공장 시설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한국의 정제 능력은 세계 5위 수준으로,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4사가 고도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실제로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정유사들이 수출한 석유제품 중 경유가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과거 호주의 BP·엑손모빌 정유공장이 잇달아 문을 닫았을 때도 한국은 재빠르게 그 공백을 메웠다. 호주향 수출 물량이 2020년 대비 약 3배 늘어난 것이 그 방증이다.

이번에도 공급 공백이 생겼다는 구조는 같다. 러시아 경유가 빠져나간 자리를 누군가는 채워야 하고, 지리적 이점과 정제 여력을 갖춘 K정유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다.

하나증권 윤재성 수석연구위원은 러시아 수출 금지 이전부터 이미 미국의 등·경유 재고가 수십 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진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공급 타이트가 수출 금지 이전부터 진행 중이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2023년에도 이랬다

원유 수출 금지 정책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원유 수출 금지 정책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수혜 기대가 커지는 만큼, 과거의 선례가 발목을 잡는다. 러시아는 2023년에도 경유 수출을 전격 금지했다.

당시 싱가포르 두바이유 경유 가격이 즉각 뛰어올라 202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JP모건체이스 분석가들은 당시 금지 조치가 ’10월 수확이 끝날 때까지 몇 주’ 안에 풀릴 것이라 봤고, 컨설팅사 FGE도 러시아가 예비 저장 용량 부족으로 늦어도 2주 안에 수출을 재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예측했다.

실제로 금지 조치는 단기에 해제됐고, 당시 아시아는 러시아 경유의 주요 구매자가 아니었기에 충격도 제한적이었다.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미국이 자국 재고를 줄이며 수출을 확대하고 있고, 중국도 3월부터 민간 정유사 수출을 제한해 오다 7월 들어 규제를 완화하며 공급 확대에 나섰다.

공급 공백을 메울 경쟁자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기대와 한계 사이, K정유의 실전 셈법

정유 공장 크랙 스프레드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정유 공장 크랙 스프레드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결국 이번 사태의 핵심은 수혜의 ‘깊이’와 ‘기간’에 달려 있다.

크랙 스프레드 급등이 K정유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러시아 수출 금지가 상당 기간 지속돼야 하지만, 정부는 중동전쟁 이후 국내 수급 안정을 이유로 정유사 수출 물량을 전년 동기 수준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유지 중이다.

수익성 기회가 열렸어도 수출 확대에 제약이 따른다는 뜻이다.

윤 연구위원은 글로벌 공급 타이트로 윤활기유 원료인 VGO(진공가스유)까지 경유 생산에 최대 투입되고 있어 윤활기유 공급 감소라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경유 수출 금지는 K정유에 분명한 기회이지만, 그 기회가 구조적 수혜로 굳어질지, 2023년처럼 단기 반짝으로 끝날지는 러시아 수출 금지의 지속 기간이 판가름한다.

마진이 올라도 팔 수 있어야 수익이 되는 법, 수출 규제라는 복병이 이 방정식을 복잡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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