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나 물 부족으로 인해 미래에 인류의 먹거리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전 세계 연구진들은 주로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수요와 기후 조건, 그리고 경작 가능한 토지 면적을 중심으로 미래를 예측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밭과 논이 아무리 넓게 남아 있어도 이를 일굴 사람이 없으면 식량 생산이 멈출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땅이라는 물리적 한계보다 농사를 지을 노동력의 감소가 인류의 미래 밥상을 위협하는 더 큰 병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숫자 속 경작지보다 실제로 땅을 일굴 사람이 중요한 이유

KAIST AI미래학과 김형준 교수 연구팀과 일본 도쿄대 등 공동연구진은 미래 식량 생산을 분석하며 ‘농업 노동력’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투입했다.
연구진은 사회경제 경로(SSP)와 온실가스 농도 경로(RCP)를 결합한 다섯 가지 미래 시나리오를 활용해 지구의 농업 환경을 파악했다.
그 결과 세계 전역에서 노동력 부족이 실제 사용 가능한 농지를 줄이고 식량 생산을 제약하는 강력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이 나타났다.
세계은행 통계를 보면 글로벌 농업 고용 비중은 1991년 42.8%에서 2024년 26.1%로 낮아지며 장기적인 하락세를 보인다.

한국 역시 같은 기간 15.5%에서 5.2% 수준으로 감소하며 농업이 점점 더 적은 인력에 의존하는 구조로 변해왔다.
비록 생산성 향상이 동반된 결과일지라도 파종과 수확 시기를 놓치면 농지가 충분해도 생산량이 줄어드는 한계는 명확하다.
노동력이 부족한 지역은 생산 능력이 떨어지고, 반대로 인력이 남는 저소득 국가는 일자리 불균형이 커지는 양극화도 관측된다.
이는 식량안보를 다룰 때 물이나 기후뿐만 아니라 농가 인구의 숙련도와 지역 정주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첨단 기술과 이주 노동으로도 전부 채우지 못하는 빈자리

스마트팜이나 로봇 수확 같은 자동화 기술이 대안으로 꼽히지만, 작물과 계절에 따른 다양한 노동을 기계가 완벽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선진국 농업이 의존하는 이주 노동자 역시 국제 이동이 제한되거나 인력 확보가 막히면 곧바로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일손 부족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는 결국 식품 가격의 변동성을 키우고 밥상 물가 상승이라는 연쇄 반응을 일으키기 쉽다.
미래 식량위기는 땅의 소멸뿐 아니라 사람의 소멸에서도 올 수 있기에, 농촌 정주 여건과 인력 구조를 다루는 종합적 정책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