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육군이 안두릴(Anduril)과 손잡고 서태평양 방어망을 통합하는 ‘배틀 매니저(Battle Manager)’ 미사일 방어 지휘통제 프로토타입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흔히 미사일 방어라고 하면 패트리엇이나 사드(THAAD) 같은 강력한 요격 미사일 자체를 먼저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적의 미사일을 누가 먼저 보고, 어떤 장비로 추적해 누구에게 쏠지 결정하는 지휘통제 과정이 더 핵심적이라는 분석이다.
서태평양처럼 넓은 해역에서는 판단 화면이 파편화되어 있으면 제아무리 성능이 좋은 요격탄이라도 제때 발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파편화된 센서를 하나로 묶는 인공지능 플랫폼

이번 프로젝트는 안두릴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래티스(Lattice)’를 미사일 방어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래티스는 다양한 센서와 무기체계에서 수집한 방대한 전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단 하나의 통합된 작전 화면으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서태평양 전구는 괌, 일본, 필리핀 등 여러 기지와 해상 전력이 넓은 공간에 흩어져 있어 단일 레이더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분산된 센서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어느 방향에서 어떤 위협이 날아오는지 빠르게 판단하는 능력이 전술의 핵심이 되는 구조다.

다만 이 기술은 아직 프로토타입 단계이므로 기존 군 지휘체계와의 연동이나 전자전 상황에서의 통신 안정성 검증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사일 방어는 오판에 따른 요격탄 낭비가 방어망 전체의 치명적인 빈틈으로 이어질 수 있어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소프트웨어 기업의 참여는 복잡한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미사일 방어 시장에 사용자 경험 위주의 빠른 통합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던진다는 평가다.
이는 단순한 화면의 화려함을 넘어, 지휘관이 동맹국의 자산까지 포함한 다각도의 위협 속에서 오발과 지연을 줄이도록 돕는 도구로 해석된다.
하늘을 넘어 지휘소 화면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안보 경쟁

한반도 주변 역시 한국군과 주한미군, 일본 등의 방공망이 얽혀 있어 정보 통합과 신뢰할 수 있는 우선순위 도출이 항상 과제로 꼽힌다.
북한과 주변국의 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소프트웨어 기반 지휘통제 시스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방어망의 진정한 전투력은 가장 비싼 무기 하나가 아니라, 분산된 무기들을 얼마나 매끄럽고 빠르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미사일 방어의 미래 경쟁은 이제 공중에서의 요격 싸움을 넘어 지휘소 화면 안의 정보 통합 속도전으로 진화하는 흐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