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천 대인데 ”5억 아파트를?”…대부분이 몰랐던 한국 부동산, 진짜 분위기에 ‘깜짝’

부동산 대출 잔액 2천682조원 육박, GDP 105% 넘어
정책금융 비중 4년새 17%→24% 급증
신혼부부 디딤돌대출로 5억 집 장만 가능

“연봉 3천만원대 외벌이인데도 5억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요?” 이 말이 허황된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현재 한국 부동산 시장의 숨겨진 현실이다.

한국 부동산 부채, 국내총생산 초과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내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천681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22조1천억원(4.8%) 증가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5.2%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체 부동산 대출 중 가계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8.8%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말 가계 부동산 대출 잔액은 1천309조5천억원으로 1년 새 3.6% 늘었다. 상업용 부동산 등 비주택 담보대출은 공실률 상승 등 시장 여건 악화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오히려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책금융으로 집 사는 한국인들

가계 부동산 대출 중 정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 말 17.0%에서 지난해 말 23.7%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이는 정부의 주택 정책이 실질적으로 주택 구매력을 뒷받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연봉 3500만원 정도인 직장인 커플이 사내대출과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5억원대 아파트를 구매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이 방법에 따르면, 신혼부부 디딤돌대출을 통해 LTV 80%에 주택가격 6억 이하, 4억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근로복지공단 혼례비대출까지 활용하면 추가로 2500만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일반기업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94조2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3% 증가했다.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187조3천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8% 감소했다.

부동산 금융 쏠림 현상의 위험성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증가세가 둔화하는 추세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부동산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일부 부문에서는 잠재 리스크 누적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 “금융 여건 완화가 부동산 등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자산매입을 위한 대출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부동산 부문으로의 금융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또한 “부동산금융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경기 부진 시 금융 불안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고, 생산성이 낮은 부문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부동산 관련 대출(2천681조6천억원)과 부동산 관련 보증(1천64조1천억원), 금융시장을 통한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375조9천억원)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각 부문이 취급·실행과정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단순 합산 시 관련 위험을 과대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정부 정책의 지원을 받아 여전히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로 인한 부채 증가와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소득 대비 과도한 대출로 인한 가계 부채 문제는 향후 경기 침체나 금리 상승 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