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전체의 일반 소비 물가지수는 글로벌 선진국 그룹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마트 장바구니의 무게는 완전히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의 상대적인 가격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46%나 높은 수준으로 집계되며 필수재 물가의 심각한 불균형을 드러냈다.
조사 대상인 38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보다 먹거리 물가가 비싼 나라는 스위스가 유일하며, 전 세계 선진국 중 사실상 최고 수준의 장바구니 부담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구매력을 반영해 가격 수준을 비교한 이번 지표는 최근의 물가상승률이 아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한국의 먹거리 가격 자체가 원천적으로 높게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낮게 깔린 평균 물가와 독보적으로 치솟은 식비 지표

실제 한국의 가계최종소비 물가지수는 78을 기록하며 OECD 23위 수준의 낮은 위치를 차지했으나, 식료품 분야는 146으로 최상위권에 배치되어 극단적인 괴리를 증명했다.
주요국 지표와 비교해 보면 일본이 121, 미국이 107, 프랑스가 100을 나타냈고 뒤이어 독일이 95.2, 영국이 91.4를 기록하며 한국과의 격차를 확연하게 넓혔다.
한국의 식료품 가격 수준은 지난 2022년 152, 2023년 150, 2024년 146으로 해마다 소폭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으나 다른 국가들 역시 동반 하향되면서 3년째 최상위권 순위를 유지했다.
다른 소비재 항목인 의복·신발 지수가 115, 교육 지수가 108로 OECD 평균을 다소 웃돈 것과 비교해도 식료품의 가격 돌출 현상은 유독 이례적인 수치로 풀이된다.

식료품은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소비자가 자의적으로 구매 시기를 미루거나 포기하기 어려운 생필품이기에 가격 압박에 따른 가계의 체감 고통이 훨씬 크게 다가온다.
외식 물가 부담을 피해 집밥을 해 먹으려고 마트 가판대에 서도 식재료 자체의 단가가 원체 높게 책정되어 있어 실질적인 생활비 절감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
이러한 만성적인 고비용 구조 속에서 소비자들은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의 할인 쿠폰을 집요하게 탐색하는 구매 행태를 나타냈다.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소비가 급증하고 대용량 기획 상품이나 저가 대체품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배경 역시 고정 식비를 줄이려는 가계의 분투로 분석된다.
복합적 원가 병목과 민생 가계부의 해법 찾기

한국의 장바구니 물가가 이처럼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수입 원재료의 높은 의존도와 복잡한 유통 마진 구조, 농축산물 생산비 상승, 환율 변동과 기후 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얽혔다.
원인이 다각도로 분산되어 있는 만큼 당국의 정책적 대응 역시 단기적인 가격 통제를 넘어 장기적인 공급망 안정화와 유통 경쟁 촉진, 취약계층 식비 지원 등으로 넓어질 전망이다.
원가 전가 압박을 받는 식품 제조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이나 중량 축소, 할인 폭 조정 등의 카드를 만지작거릴 때마다 가계가 느끼는 돌발 물가 스트레스는 재차 확산될 수 있다.
평균 물가는 안정적인데 왜 먹거리만 유독 비싼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 이번 통계는 향후 신선식품 수급과 글로벌 유통 경쟁 구도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