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말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의 차기 연준의장 지명으로 11% 넘게 급락했던 금 가격이 온스당 5천달러를 복구하며 반등 중이다.
하지만 투자 전문가들은 지금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자산은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이 아닌 ‘비철금속’이라고 입을 모은다. 역사적으로 유동성이 귀금속에서 비철금속으로 이동하는 순환 패턴이 반복됐고, 2026년 현재 그 전환점에 서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멕스(COMEX)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지난달 30일 온스당 4,745.10달러까지 폭락한 뒤 이달 9일 5천달러를 회복했다.
이후 11일 5,098.5달러까지 올랐다가 12일 뉴욕증시 기술주 투매와 맞물려 다시 4,948.4달러로 밀리는 등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 워시의 지명으로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귀금속을 담보로 거래하던 펀드들이 마진콜에 직면해 주식과 비트코인 등을 대거 매도했던 충격이 아직 시장에 남아있는 모습이다.
2020년 8월과 닮은 지금…”유동성이 비철금속으로 이동 중”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슈퍼 사이클의 서막, 시작된 원자재 내 순환매’ 보고서에서 “이론적으로 원자재는 유동성이 발생하면 귀금속→비철금속→에너지→농산물 순으로 시차를 두고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유동성 파티 시기에도 선두에 섰던 귀금속이 2020년 8월 조정을 받자 비철금속이 바통을 이어받아 상승을 주도했다.
현재 시장 상황이 당시와 유사하다는 게 최 연구원의 진단이다. “2024년 2월부터 유동성을 선반영해온 귀금속은 이미 조정을 보여줬다. 2020년 8월 때처럼 상승 속도가 둔화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며 “귀금속에서 비철금속으로 넘어가는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부동산 경기 붕괴로 수요가 취약한 상황인데도 철근, 원료탄과 함께 건설경기를 대변하는 아연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는 점을 유동성 유입의 직접적 증거로 제시했다.
구리 톤당 1.3만달러 돌파, 주석은 2022년 이후 최고치

실제 비철금속 시장의 가격 상승세는 뚜렷하다. 글로벌 비철금속의 대표 지표인 구리는 2026년 1월 6일 톤당 13,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무려 49% 상승한 것으로, 뉴욕상품거래소(NYMEX) 구리 선물도 최근 강세를 지속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재검토로 미국 내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주목받는 주석은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기차 생산 확대와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맞물리면서 니켈, 코발트 등 신에너지 금속 전반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 비철금속산업협회 천쉐센 부회장은 “2025년 비철금속 산업이 자산, 수익, 이익 모두 역사적 신기록을 달성했다”며 “2026년 기업의 운영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귀금속 비중 확대보다 비철금속 적극 늘려야”

전문가들은 투자 전략의 방향 전환을 권고하고 있다. 최진영 연구원은 “긴축 우려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으며, 금은 이미 조정을 완료한 국면”이라며 “귀금속 비중 추가 확대보다는 비철금속을 적극 늘릴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세계은행 등 주요 국제기관들도 구조적 수요-공급 불균형을 근거로 2026년부터 2027년까지 비철금속 가격이 견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변동성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중국 비철금속산업협회 정책연구실 린루하이는 “2026년 구조적 분산과 높은 변동성 패턴이 예상된다”며 미국 관세, 통화정책 등 해외 거시경제 정책 변화와 주요 생산국의 정책 변화를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일각에서는 1대당 4~8kg에 그치는 휴머노이드 로봇향 구리 수요가 시장에서 과도하게 확대 해석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2020년 당시 리튬 버블 사례처럼 실제 수요보다 기대감이 선행할 수 있다”면서도 “전기차 전환,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대라는 구조적 수요 증가 요인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역사적 패턴과 현재 시장 신호가 일치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귀금속에서 비철금속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