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같이 믿었는데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될 줄이야”…빚투족들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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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한국은행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수백만 명의 대출자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 찾아왔다.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이미 인상 전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먼저 뛰어오르는 ‘선반영’ 현상이 나타났다.

그런데 역대 인상 사이클을 들여다보면 이상한 패턴이 반복된다. 대출금리는 쏜살같이 오르는데, 예금금리는 한참 뒤에 느릿느릿 따라오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 그 전에 이미 시작됐다

중앙은행 금리 인상 결정
중앙은행 금리 인상 결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연합뉴스 설문에서 경제 전문가 6명 중 5명은 기준금리가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 1월 이후 처음으로 긴축의 문이 열리는 셈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한국은행이 공식 인상을 결정하기도 전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치솟아 있었다.

은행채 5년물이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은행이 돈을 빌려오는 비용을 반영하는 지표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된다) 같은 시장금리가 한국은행의 결정보다 먼저 움직였기 때문이다.

시장이 금리 인상을 미리 예상하고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선반영’ 구조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인상 사이클에서도 똑같은 패턴이 확인됐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21년 5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은행채 5년물 등 장기 시장금리가 크게 오르는 동안 가계대출금리는 그보다 낮은 비율로 상승해, 파급률(시장금리 상승분 중 대출금리에 실제 반영된 비율)이 일정 수준에 머물렀다.

수치상으로는 대출금리가 덜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시장금리 자체가 워낙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대출자 입장에서 체감 부담은 결코 작지 않았다.

왜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빠른가

은행 금리 비교 차트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은행 금리 비교 차트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준금리가 오를 때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동시에 같은 속도로 움직이면 좋겠지만, 현실은 다르다.

은행 입장에서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즉각 연동되는 구조인 반면, 예금금리는 은행이 자체 판단으로 조정 시기와 폭을 결정할 여지가 더 크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 이 비대칭이 더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5월까지 기준금리를 총 여러 차례에 걸쳐 낮췄는데, 당시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빠르게 내리고 대출금리는 천천히 내려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 은행의 핵심 수익원)를 넓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번 인상 국면에서는 그 반대 방향으로 같은 우려가 제기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리고 예금금리는 한참 뒤에, 혹은 조금만 올릴 경우 소비자 부담만 커지는 구도다.

특히 이번 긴축 배경에는 2026년 2월 말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급등이 맞물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월, 6월 연속 한국은행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다는 점이 있다.

물가도 오르고 대출 이자도 오르는 이중 압박이 대출자를 짓누르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못 박은 긴축의 이유

한국은행 금리 인상 정책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한국은행 금리 인상 정책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직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이례적으로 선명하게 밝혔다.

이어 6월 한은 창립 기념사와 7월 9일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반복했다. 과거에도 한은 총재가 인상을 이렇게 잇달아 예고한 사례는 드물다.

2026년 6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전달 대비 큰 폭으로 늘어 2024년 8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고, 5대 은행 중 3곳은 연간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 목표치를 이미 초과했다는 점도 한국은행이 긴축에 나서는 배경이다.

3년 6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 주는 진짜 경고

금리 인상과 대출자 부담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금리 인상과 대출자 부담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결국 이번 인상의 핵심 구도는 이렇다.

대출자는 시장금리 선반영으로 이미 부담이 커진 상태에서 공식 인상까지 맞이하게 됐고, 예금자는 혜택이 언제 어느 정도 반영될지 알 수 없다.

2022년 인상 사이클이 2021년 8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긴축도 단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기준금리가 오를 때 대출자가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직격탄을 맞는 반면 예금자는 한발 늦게 그것도 작은 폭으로 혜택을 받아온 역대 패턴을 보면, 이 순간 가장 중요한 질문은 ‘금리가 얼마나 오르냐’가 아니라 ‘은행이 오른 금리를 어느 방향에 먼저, 얼마나 빠르게 반영하느냐’다.

지갑 속 대출증서와 예금통장 중 어느 쪽이 더 빨리 반응하는지를 지켜보는 것, 그것이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금융소비자가 해야 할 첫 번째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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