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이나 제주 같은 대형 관광도시가 아닌 충남 서산 대산항에 대규모 국제 크루즈선이 연달아 닻을 내리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조용했던 서해안 지역 상권이 새로운 활기를 띠고 있다.
오는 8월 1일 중국인 단체 관광객 1,500명을 가득 태운 10만 톤급 초대형 크루즈선인 ‘비지오호’가 지난 6월 27일 첫 입항에 이어 불과 한 달여 만에 대산항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오전 8시 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인 중국인 관광객들은 해미읍성, 개심사, 간월암, 동부시장 등 서산 지역의 대표적인 역사 및 문화 관광지를 차례로 둘러볼 것으로 전망된다.
체류 시간이 하루 미만으로 매우 짧은 크루즈 여행의 명확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산시는 기존의 눈으로만 보던 단순 관람용 일정을 현지 소비와 바로 연결되는 체험형 코스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체험형 코스 도입과 결제 장벽 해소로 실질 소득 유치

서산시는 이번에 해미국제성지와 서산버드랜드, 체험형 자원회수시설을 여행 일정에 새롭게 제안하는 동시에 기존 해미읍성에 한복과 국궁 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늘려 체류 시간 동안 지출을 늘릴 채비를 마쳤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존 동부시장과 해미전통시장에 집중되어 있던 관광객들의 소비 동선을 간월도와 대산읍 일대까지 넓혀 기항지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지역 전체로 골고루 퍼지게 유도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현금을 쓰지 않는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다는 점을 공략해 주요 상권 점포 곳곳에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간편 결제망을 대대적으로 구축해 구매로 이어지는 마지막 장벽을 허물어 가고 있다.
이동식 호텔이라 불리는 크루즈 관광은 숙박비를 선박이 독점하기 때문에 육상에서 발생하는 단 몇 시간 동안의 대중교통 이용, 식음료 섭취, 전통시장 특산물 구매만이 지역 상인들의 실질적인 소득원이 된다.

단발성 이벤트 기항과 달리 이번 재기항은 여행사와 지역 상인들에게 향후 고정적인 고객 유입을 기대하며 인프라와 결제 설비, 다국어 서비스에 안심하고 장기적인 투자를 진행할 든든한 명분을 제공한다.
지난 6월 다녀간 1,620명과 이번에 올 1,500명을 합해 총 3,120명에 달하는 해외 방문객의 소비 패턴과 실제 매출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향후 선사를 상대로 서산 코스의 경쟁력을 숫자로 어필할 기초가 된다.
다만 수백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꺼번에 좁은 매장이나 유적지에 몰릴 경우 식사 대기 시간이 길어지거나 결제가 먹통이 되는 등 예상치 못한 지연 현상이 짧은 여행의 불만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서산시는 주요 관광 코스를 정밀하게 조율하여 방문객을 분산 수용하고, 늘어난 이동 수단에 맞춰 전담 안내원과 동시통역 인력을 배치해 한정된 시간 동안 지체 없이 원활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지속 가능한 상생 관광도시를 구축하기 위한 과제

해외 관광객의 실질적인 소비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매장에 단순히 간편결제 기기만 놓아둘 것이 아니라 특산품 가격과 교환 절차를 다국어로 안내하고 수하물 규정을 통과하기 쉬운 소포장 상품을 기획해야 한다.
아울러 영세 상인들이 크루즈 특수를 맞추기 위해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고 재고를 선뜻 마련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여행 기획사가 크루즈 입항 스케줄과 선내 인적 구성 정보를 사전에 투명하게 제공해 주어야 한다.
더불어 단체 관광객이 좁은 골목이나 전통시장을 대거 휩쓸고 지나갈 때 발생하는 교통 혼잡과 소음, 쓰레기 방출 등의 부정적 여론을 세심히 관리해야만 현지 주민들과 마찰 없이 환대의 분위기를 오래 이어갈 수 있다.
결국 서산이 일시적인 주목에 머무르지 않고 하나의 확고한 크루즈 기항지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유치 실적 홍보를 넘어 현지 상권의 실제 모바일 결제액 추이와 재기항 확정 여부를 꼼꼼히 비교하는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