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주행 성능을 자랑하던 현대자동차의 전동화 라인업 내부에서 차종별 선호도에 따라 거대한 명암이 교차하는 현상이 관측됐다.
올해 상반기 핵심 크로스오버 모델인 아이오닉5는 견고한 성장세를 증명했으나, 세단형 모델인 아이오닉6의 판매량은 직전 연도 대비 무려 80% 가량 급감한 수치를 나타냈다.
현대차의 2026년 상반기 미국 총 판매량은 45만 5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고, 전체 판매 차량 중 33%를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동화 모델이 차지했다.
미국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중단된 이후에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반의 전기차는 버텨낸 반면 세단형 전기차는 급격한 수요 침체를 겪는 구도로 풀이된다.
공간성 강점을 내세워 북미 실적을 견인한 아이오닉5. 출처: Hyundai USA
패밀리카 중심의 북미 시장이 던진 냉정한 성적표
아이오닉5는 올해 상반기에만 미국에서 2만 730대가 팔려나갔고, 지난해보다 9% 증가한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며 라인업의 확실한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2분기 판매량 역시 1만 9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세를 보이며 일각에서 제기되던 연방 보조금 폐지 충격을 정면으로 돌파해 냈다.
반면 동급 전용 플랫폼을 공유하는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6는 상반기 누적 판매량이 1,241대에 그쳤고 지난 6월에는 월간 판매가 38대까지 떨어지는 부진을 보였다.
6월 한 달간 아이오닉5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6% 감소했으나, 이는 지난해 세액공제 종료 직전의 기저효과가 반영된 일시적 흐름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차세대 대형 전기 SUV 모델인 아이오닉9이 출시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누적 4,858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대형 차체에 대한 현지 수요를 증명했다.
이와 함께 싼타페와 쏘나타, 투싼 하이브리드 제품군이 분기 실적에서 고르게 선전하며 전체적인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시켰다.
이러한 격차는 차량 자체의 완성도 문제라기보다 적재 공간과 넓은 시야, 뒷좌석의 다목적 활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고유한 성향과 맞물린다.
짐을 싣기 편하고 다인 가족의 이동 편의성을 만족시키는 크로스오버나 대형 차급 위주로 북미 전기차 매수세가 강력하게 재편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수요 집중 차종에 맞춘 선택과 집중의 전동화 로드맵
현대자동차는 향후 모든 차종을 동일한 무게로 추진하기보다 북미 가족차 시장의 근본적 질문인 공간 편의성을 만족하는 라인업에 예산을 집중할 것으로 보여준다.
극심한 부진을 겪은 아이오닉6의 경우 단순한 가격 할인 경쟁에 매달리기보다 세단 고유의 주행감을 원하는 1~2인 가구나 장거리 출퇴근러 등으로 타깃을 좁혀야 한다.
소비자들은 단순한 친환경 구호보다 자신의 주차 여건과 가족 구성, 충전 루틴에 최적화된 실용적인 차체를 우선 선택하는 합리적인 구매 패턴을 나타냈다.
보조금이 사라진 냉혹한 무한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종별 사용 시나리오를 더욱 명확하게 구축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마케팅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