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해군인데 “트럼프가 직접 물었다”…3주 만에 벌어진 일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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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한국 조선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2차 세계대전 때 하루에 함선 한 척 이상을 찍어내던 나라가 이제는 1년에 상업 선박 한 척도 못 만든다. 그 미국이 한국 조선사 세 곳에 공식 문서를 보냈다.

미국이 이번에 보낸 건 ‘RFI(정보요청서)’다. 계약을 맺자는 제안이 아니라, “당신들이 이런 배를 만들 수 있느냐”고 먼저 역량을 물어보는 사전 타진 단계의 공식 문서다.

트럼프 취임 후 미국이 RFI 형식으로 한국 조선소에 함정 역량을 문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왜 지금, 이 방식으로, 이 세 곳인지—그 배경에 미국 조선업 붕괴의 민낯이 있다.

하루 한 척에서 연 한 척 미만으로

미국 조선업의 추락은 숫자로 보면 더 충격적이다. 2차대전 당시 미국은 세계 최대 조선국이었다.

공장마다 함선이 쏟아져 나와 하루에 한 척 이상을 진수시켰다. 그 생산력이 태평양 전쟁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도 있다.

그런데 현재 미국의 연간 상업 선박 건조량은 사실상 한 척 미만 수준으로 떨어졌다. 냉전 전성기와 비교하면 생산력이 수십 분의 일로 쪼그라든 것이다.

세계 최강 해군을 보유한 나라가 정작 군함을 자국에서 만들지 못하는 역설이다.

비용 격차는 또 다른 문제다. 미국 조선 비용은 한국 대비 3~4배 높다.

같은 사양의 함정을 한국에서 건조하면 그만큼 예산이 남는다. 게다가 미 해군은 20년치 정비 적체를 안고 있을 만큼 함정 유지·보수 능력도 한계에 달했다.

새 배를 못 만드는 데다 있는 배도 제대로 못 고친다. 이것이 미국이 한국에 문을 두드린 1차 배경이다.

해군 함정 건조 현장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트럼프의 러브콜, G7에서 RFI로

미국의 한국 조선업 구애는 갑작스럽지 않다. 2025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한화는 좋은 회사”라며 미 해군 차세대 호위함 건조 협력 파트너로 한화를 직접 거명했다.

이후 2026년 4월 초 한화 방산 미국 법인과 삼성중공업이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념 설계 계약을 수주했다. 한국 기업이 미 해군 군함 신조 설계에 공식 참여한 첫 사례였다.

결정적 계기는 6월 16일 프랑스 에비앙레뱅 G7 정상회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줄 수 있느냐”고 직접 물었다.

정상 간 비공식 타진이 공식 절차로 이어지기까지는 3주도 걸리지 않았다. G7 직후 미 국방부와 미 해군이 각각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에 RFI를 발송한 것이다.

미 연방조달규정상 RFI는 정식 입찰 이전에 가격·인도 조건·시장 정보를 파악하는 법적 절차다. 계약 아닌 ‘탐색’이지만, 공식 문서가 오갔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를 갖는다.

군함 건조 조선소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규제 장벽과 삼각 우회 구조

이 협력이 실제 수주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벽이 있다. 현재 미국 함정의 해외 조선소 건조는 반스-톨레프슨 수정법에 의해 사실상 금지돼 있다.

미 국방부는 이 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준비하고, 2027년도 예산 반영을 위한 검토를 병행 중이다. 법 개정 없이는 한국 조선소가 직접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조선소 건조 시설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선제 대응에 나섰다. 한화오션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전투함 건조 라이선스 취득 절차를 진행 중이다.

미국 본토 내 건조 거점을 확보해 반스-톨레프슨 규제를 우회하는 구조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헌팅턴 잉걸스, 제너럴 다이내믹스 나스코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미국 파트너사를 앞세우는 방식을 택했다.

세 회사가 각기 다른 루트로 같은 문을 두드리고 있다.

조선소 건설 및 전함 건조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지정학 리스크도 현실화됐다. 중국은 한화 방산 미국 법인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다만 1년 유예를 붙였다. 한국 조선업에 대한 지정학 리스크가 처음으로 구체적 형태를 띤 사례다.

나토 사무총장은 “한국 방산은 환상적”이라고 평가하며 유럽 군비 증강 과정에서도 한국 방산 협력을 언급했다. RFI 한 장이 불러온 파장이 미국을 넘어 유럽까지 번지고 있다.

첫 RFI가 쐐기를 박았다

RFI는 계약이 아니다. 그러나 세계 최강 해군이 스스로 ‘우리는 못 만든다’고 공식 인정하며 한국에 역량을 물어본 것은 처음이다.

규제 개정 여부, 예산 반영 시점, 지정학 변수 등 변수는 남아 있다. 하지만 하루 한 척을 만들던 나라가 연 한 척도 못 만드는 나라가 된 순간,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는 이미 RFI 수신처 세 곳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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