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장비 늦게 줘놓고선…” 법원이 한화오션에 227억 돌려주라고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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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계약 리스크
잠수함 계약 리스크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대형 군함 건조 과정에서 발생한 납품 지연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오랜 공방 끝에 방산업체가 거액의 지체상금을 돌려받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3부는 한화오션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방위사업청이 과도하게 징수한 226억 7천342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반환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분쟁은 지난 2010년 한화오션이 방위사업청과 약 1,188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건조에 착수했던 장보고-II급 6번함 잠수함의 인도 시기가 당초 목표인 2016년 11월을 넘어 2017년 7월로 밀리면서 촉발됐다.

겉보기에는 업체의 단순한 납기 미준수 사건으로 비쳤으나, 실질적인 재판 과정에서는 237일에 달하는 지연 기간 전체를 온전히 업체의 귀책 사유로 몰아갈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대두됐다.

납기 실패의 이면, 법원이 가려낸 책임의 경계선

잠수함 계약 리스크 / 출처 : DVIDS·U.S. Navy(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한화오션 측은 해상시험 과정에서 겪은 악천후와 군 당국의 안전지원함 제공 차질, 그리고 정부가 공급한 관급품의 하자 등을 이유로 들며 통제 불가능한 사유가 결합되었음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방산 조달 계약에서 지체상금은 전력화 일정 차질을 막기 위한 강력한 강제 수단이지만, 복잡한 무기체계의 특성상 어느 한 축만 어긋나도 도미노처럼 일정이 밀리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

잠수함은 선체 제작부터 전투체계 탑재, 엄격한 시험평가와 해상 안전지원 환경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비로소 최종 인도가 가능한 최고 난도의 해양 방산 자산으로 분류된다.

사법부는 이 같은 무기 건조 프로젝트의 복합적인 특성을 면밀히 살펴본 뒤, 전체 지연 기간 중 한화오션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몫은 63일에 불과하다고 1심 판결을 내렸다.

잠수함 계약 리스크 / 출처 : Wikimedia Commons·DAPA(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이어진 2심 역시 국가가 정당한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공제한 지체상금 상당액을 업체에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이 심리불속행으로 이를 최종 확정하며 소송전은 막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기업의 승소를 넘어 국내 방산 조달은 물론 가파르게 성장하는 K방산의 해외 수출 계약 구조에도 매우 중요한 법적 선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무기를 정해진 기한 내에 완벽히 제작하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제공하기로 한 장비나 필수 시험 지원이 늦어졌을 때의 책임 한계를 계약서에 얼마나 정교하게 명시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일방적인 납기 실패라는 프레임으로 모든 연쇄 지연의 책임을 제조 업체에 전가할 경우,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는 결국 극심한 사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힘을 얻었다.

거대해진 K방산, 무기 성능보다 정교한 계약 지도가 필요하다

잠수함 계약 리스크 / 출처 : Wikimedia Commons·DAPA(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전차와 자주포, 잠수함과 항공기를 망라하는 대형 무기체계 사업은 단품 판매를 넘어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후속 군수 지원이 통째로 움직이는 장기 비즈니스의 성격을 나타냈다.

국내 조달 과정에서 시험 지원이나 관급품 공급 지연에 따른 책임 한계를 명확히 정립하지 못한다면, 향후 더 복잡한 조건이 붙는 해외 수출 전선에서도 유사한 위험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

해상시험과 항만 지원, 승조원 훈련과 까다로운 안전 기준이 동시다발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해양 무기체계는 예기치 못한 돌발 변수가 발생할 확률이 더욱 높은 분야로 파악된다.

결국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납기표의 숫자보다 철저하게 조율된 계약의 책임 지도라는 사실을 이번 최종 판결이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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