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7월 1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하며 글로벌 자본시장 한복판으로 뛰어든다.
이번 상장 규모는 약 45조 5000억 원에 달하며, 이는 회사 전체 발행주식 수의 약 2.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미국 투자자들이 달러화로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최대주주인 SK스퀘어의 기업가치도 함께 요동치기 시작했다.
현재 SK하이닉스 지분 20.5%를 보유한 SK스퀘어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보유 자산 가치를 본격적으로 재평가받을 기회를 맞이했다.
미국 자본이 바꿀 몸값의 기준과 20%의 방어선
증권업계는 글로벌 반도체 투자자들이 엔비디아나 마이크론을 담는 미국 계좌에서 SK하이닉스까지 동시에 비교하며 거래하는 환경에 집중한다.
그동안 한국 증시의 접근 장벽에 막혀있던 패시브 자금과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미국 마이크론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1배 안팎인 반면 SK하이닉스는 6배 수준에 머물러 그간의 가치 저평가 논란을 해소할지 눈길을 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와 높은 영업이익을 고려할 때, 이번 상장은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가 겪어온 순자산가치 할인율을 줄이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 형성되는 초기 공모가가 기대보다 낮게 책정될 경우 국내 시장의 눈높이도 다시 하향 조정될 여지가 존재한다.
게다가 신주 발행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기존 주주들이 짊어져야 할 지분 희석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상장 절차가 끝나면 SK스퀘어의 SK하이닉스 지분율은 공정거래법상 최대주주 요건의 마지노선인 20% 수준까지 소폭 내려앉을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증권신고서에 명시했듯, 이 20% 선을 유지하면서 향후 추가 공모나 자사주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핵심 과제로 부각됐다.
재평가 이면에 숨은 복잡한 변수와 과제
글로벌 자금줄 확보라는 대형 호재의 뒷면에는 자사주 매입과 신주 발행이 맞물려 돌아가는 복잡한 주주환원 방정식이 자리를 잡았다.
국내 투자자 관점에서는 달러로 움직이는 미국 시장의 평가가 원화 주가에 투영되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과 차익거래 변수를 주시해야 한다.
투자회사 자체의 명확한 현금 활용 계획이나 이사회 차원의 강력한 주주환원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치 상승 효과는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해외 상장이라는 무대 확장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과 D램 가격 같은 핵심 실적이 기업의 최종 몸값을 결정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