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의 앱마켓 독점 행위를 겨냥해 최대 8500억 원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한 제재 절차에 착수하며 모바일 게임 시장에 긴장감이 감돈다.
이번 조치는 구글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에 대한 조사 결과와 조치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가 당사자에게 발송되면서 본격적인 심판대에 올랐다.
사건의 핵심은 구글이 게임사들과 맺은 일명 ‘GVP(Google Volume Program)’ 계약의 경쟁 제한성 여부로 좁혀진다.
구글은 지난 2019년 7월부터 2026년 3월까지 국내외 게임사 22곳에 클라우드 사용료와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며 자사 앱마켓 우대 출시를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누진형 지원금에 가려진 앱마켓 80%의 독점 생태계
겉보기에는 플랫폼이 게임사에 기술과 광고 비용을 대주는 상생 계약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구글 앱마켓 매출이 늘수록 지원액이 커지는 구조였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릴수록 지원을 많이 받는 탓에 게임사들은 다른 경쟁 앱마켓에 입점할 동기를 잃어버렸다.
이러한 유인 구조는 국내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이 8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굳건히 유지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모바일 게임은 출시 초기 한두 달 동안의 유입이 성패를 가르는데, 이 주요 시점에 구글의 마케팅 지원이 결합되면서 개발사의 선택은 구글로 쏠렸다.
공정위 심사관이 문제로 삼은 관련 매출 규모만 약 14조 원대로 추산되면서 이번 제재는 게임 유통 시장 전체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개발사 처지에서는 플랫폼 의존도가 커질수록 수수료율이나 노출 정책, 결제 조건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환경에 처하기 마련이다.
구글은 현재 법 위반 행위가 없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위원회 최종 심의와 방어 절차를 거치며 과징금 규모는 조정될 여지가 있다.
지난 2023년에도 구글이 경쟁 앱마켓 방해 행위로 421억 원의 과징금을 받았던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은 앱마켓 독점 해소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벌금 액수보다 중요한 계약 조건 변경과 유통 선택권
만약 공정위의 제재 수위가 그대로 굳어지면 앱마켓 사업자들은 경쟁 플랫폼 진입을 제한하는 형태의 지원금 제도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
게임사들 역시 원스토어 같은 대안 앱마켓을 활용하거나 자체 결제 채널의 협상력을 높여 플랫폼 수수료 부담을 덜어낼 기회를 잡는다.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간 경쟁이 살아나면서 소비자들이 사전예약 포인트나 할인 혜택을 여러 채널에서 비교해 선택하는 간접 효과도 발생한다.
다만 이용자의 기존 습관과 글로벌 배포망이라는 구글의 강점이 뚜렷한 만큼 대형 게임사가 실제로 타 앱마켓 출시를 늘릴지가 시장 변화를 가를 핵심 지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