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이란 말에 845억 계약”…삼성도 SK도 아닌데 ‘돈다발 잭팟’ 터진 회사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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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일진전기 / 출처 : 일진전기

국내 중견 전선 기업인 일진전기가 영국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초고압 지중 송전선로 프로젝트의 공급 계약을 성사시키며 유럽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총 계약 금액 4천177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845억 원에 달하는 이번 사업은 영국 동부 해상풍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청정 전력을 인구가 밀집한 남동부 수요지까지 송전하는 핵심 관로 구축을 골자로 한다.

일진전기는 전체 180km에 이르는 거대한 전력망 중 일부 까다로운 지중 구간을 도맡아 현지의 엄격한 기술 및 품질 기준을 통과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급 이력을 축적했다.

단순한 전선 부품의 수출 기록을 넘어 진입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유럽 핵심 계통망의 실무 파트너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럽 전역에서 발주될 후속 프로젝트 수주전의 유용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발전소보다 느린 전력망 구축 속도가 만들어낸 글로벌 병목 현상

일진전기 / 출처 : 연합뉴스

국제에너지기구는 현재 연간 약 4천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전 세계 전력망 투자 규모가 다가오는 2030년까지 지금보다 최소 50% 이상 급증한 6천억 달러 안팎까지 늘어야만 한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는 폭발적인 속도로 확충되는 반면, 정작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필요한 곳으로 실어 나를 송전 선로가 턱없이 부족해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전력 계통 접속 대기열에는 친환경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무려 2천500GW가 넘는 거대한 프로젝트들이 전력망 연결 순서를 기다리며 무작정 묶여 있는 상태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는 완공까지 짧게는 1년에서 5년이 걸리고 데이터센터도 3년이면 충분하지만, 대형 전력망은 국가 간 인허가와 복잡한 토지 보상 등으로 인해 건설에 최소 5년에서 길게는 15년이 소요된다.

일진전기 / 출처 : 연합뉴스

발전 설비가 모두 완성되어도 송전선이 받쳐주지 않으면 전력을 시장에 팔 수 없기 때문에, 전 세계 전력회사들은 초고압 케이블과 대형 변압기, 차단기 등의 자재 발주 시점을 대폭 앞당기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 같은 계통망 부족 현상은 제조 설비뿐만 아니라 인력난으로도 이어져, 전 세계 800만 명 규모인 전력망 건설 및 운영 인력이 현재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2030년까지 최소 150만 명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파악된다.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되면서 신뢰성이 검증된 공급사들이 주도권을 잡았고, 일진전기는 올해 미국 변압기 시장을 비롯해 국내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초고압 케이블 사업 수주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영역을 넓혔다.

국내 전선 업계의 선두 주자인 LS전선과 대한전선 역시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거점을 중심으로 초고압 및 해저 케이블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며 전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원 가격 연동과 현지 시공 비용이 가를 실질 수익성

일진전기 / 출처 : 연합뉴스

천문학적인 수주 물량이 기업의 장부상 실질 영업이익으로 온전히 전환되기까지는 국제 구리 및 알루미늄 가격의 등락과 환율 변동, 그리고 현지 시공 비용의 정밀한 통제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장기 계약 과정에서 원재료 가격 상승 리스크를 방어할 가격 연동 조항을 얼마나 견고하게 확보했는지와 고부가가치 영역인 절연 기술 및 현지 접속·시공 엔지니어링까지 통합 수행하는지에 따라 최종 마진율이 결정된다.

세계적인 발주 러시 속에서 전선 업체들이 대규모 시험동과 연선 설비 증설에 사활을 거는 배경은, 현재 확보한 수주잔고를 기한 내에 처리하는 동시에 2030년 전후의 대형 물량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번 영국의 845억 원 수주 성과는 단발성 매출을 넘어 까다로운 유럽 전력 계통망에 진입했다는 강력한 보증 수표 역할을 함으로써, 전 세계 전력망 투자 시장에서 한국 전선 업계의 수주 기회를 더욱 길게 확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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