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수 카드사가 홈플러스의 주요 매장 영업이 중단된 다음 날인 14일부터 가맹점 결제대금 일부의 지급을 전격 보류하기 시작했다.
이는 배송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가전제품이나 수강 기간이 남은 문화센터 이용권의 결제 취소가 급증할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고객의 환불 요구를 카드사가 먼저 처리한 뒤 가맹점에서 해당 금액을 회수하지 못해 발생하는 채권 손실 위험을 사전에 막기 위함이다.
개별 카드사별 위험 평가 기준에 따라 보류 범위와 시점은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결제 취소 위험이 높은 거래를 중심으로 대금 차단 조치가 지속되고 있다.
환불 위험 차단과 유동성 압박의 이중주
일반적인 카드 거래는 카드사가 가맹점에 판매대금을 먼저 정산해 준 뒤 향후 회원에게 이용대금을 청구해 회수하는 메커니즘으로 구동된다.
거래가 취소되면 회원에게 돈을 돌려준 뒤 가맹점에서 해당 금액을 회수해야 하지만, 가맹점의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 채권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
가맹점 표준약관상 회생이나 파산, 영업상의 중대한 변화가 발생할 경우 카드사는 대금 지급을 보류할 수 있는 합법적 근거를 갖추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향후 발생할 환불 처리용 재원을 확보하는 효과가 생기지만, 모든 미배송 거래가 자동으로 즉시 환불된다는 뜻은 아니다.
반면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현금이 제때 유입되지 않아 임대료와 인건비, 납품대금 등 운전자금 고갈에 직면하게 된다.
지급 보류액이 실제 취소 위험보다 과도하게 크면 정상 거래 자금까지 함께 묶여 가맹점의 유동성 위기를 한층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배송 완료 여부와 상품 유형을 정교하게 나누어 실제 취소 위험에 맞게 지급 보류 규모를 산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제휴카드 시장에서도 반응이 갈려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는 신규 발급을 중단했으나 삼성카드는 발급을 이어가며 서로 다른 행보를 나타냈다.
회생 절차 재개와 영업 정상화의 관전 포인트
법원이 7월 3일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자 홈플러스는 즉시항고를 제출했으며, MBK파트너스와 메리츠 측의 자금 지원 합의를 통해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DIP 대출 자금이 실제로 집행되고 법원의 회생 재개 결정이 내려져야 매장 재개와 영업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수순에 돌입하게 된다.
영업이 정상화되어 결제 취소 위험이 낮아지면 대금 지급이 재개될 수 있지만, 폐점이 장기화할 경우 대금 묶임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DIP 자금 집행과 법원의 결정, 매장 재개 여부, 환불 규모, 대금 정산 재개가 홈플러스와 협력업체 생태계의 향방을 가를 주요 지표로 작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