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내 잘못입니까?”…억울함 호소해도 과실 ‘9:1’ 나오는 황당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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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돌자마자 ‘쿵’… 불법주차 아니었으면 사고 안 났다” 운전자의 절규
보험사의 냉정한 답변 “움직이는 차가 멈춘 차 박으면 무조건 가해자”
야간·악천후엔 불법주차 과실 늘어나지만… ‘가해자’ 꼬리표 떼긴 역부족
사고
불법 주차 사고 / 출처 : 뉴스1

“비 오는 밤이었습니다. 골목 코너를 도는 순간 시커먼 트럭이 떡하니 서 있더군요. 피할 새도 없이 그대로 들이받았습니다. 그런데 제 차 수리비는커녕 트럭 수리비까지 물라네요. 보이지도 않았는데, 제가 왜 가해자입니까?”

최근 한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 올라온 B씨(29)의 사연이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B씨는 야간 빗길 운전 중 모퉁이에 불법 주차된 덤프트럭을 들이받아 차량이 반파되는 큰 사고를 겪었다.

그는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난 사고니 상대방 과실이 더 크지 않냐”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보험사와 경찰의 판단은 냉혹했다. B씨가 사고의 ‘주원인 제공자(가해자)’라는 것이다.

“그 차가 거기 없었으면…” vs “전방 주시 태만”

운전자 입장에서 불법주차 차량과의 사고는 세상에서 제일 억울한 사고 중 하나다. “저 차만 없었으면 아무 일 없이 지나갔을 길”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불법 주차 사고 / 출처 : 뉴스1

하지만 법원의 판단 기준은 다르다. ‘주행 중인 차량은 전방에 정지해 있는 물체를 발견하고 피해야 할 의무(전방 주시 의무)가 있다’는 것이 대전제다.

상대방이 불법주차를 했건, 고장으로 서 있건, 운전자는 멈춘 물체를 들이받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통상적인 주간 불법주차 사고의 경우, 주행 차량의 과실이 90%, 불법주차 차량의 과실은 10%에 불과하다. 불법주차는 ‘주차 위반 과태료 대상’일 뿐,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밤에는 안 보이잖아요!”… 야간엔 과실 비율 달라진다

그렇다면 B씨처럼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이라면 어떨까? 여기서부터는 상황에 따라 과실 비율이 고무줄처럼 변한다.

불법 주차 사고 / 출처 : 뉴스1

손해보험협회 과실 비율 기준에 따르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이나 악천후 상황에서는 불법주차 차량의 책임을 좀 더 무겁게 묻는다. 통상 주간에는 10% 정도인 불법주차 과실이, 가로등이 있는 야간에는 15~20%까지 늘어난다.

만약 가로등조차 없는 캄캄한 밤이거나, 미등을 켜지 않아 식별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면 불법주차 차량의 과실이 최대 40%까지 치솟기도 한다. B씨처럼 ‘비 오는 밤’에 ‘어두운 색 트럭’을 박았다면 이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은, 아무리 상대방 과실을 최대로 끌어올려도 여전히 B씨의 과실이 60% 이상이라는 점이다. 즉, 억울함은 조금 덜 수 있을지언정 ‘가해자’라는 법적 지위와 사고 처리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

도로 위의 지뢰, 피하는 게 상책

커뮤니티 회원들은 B씨의 사연에 “법이 너무 현실을 모른다”며 공분하면서도, “운전대 잡은 이상 눈 크게 뜨는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남겼다.

불법 주차 사고 / 출처 : 뉴스1

불법주차 차량은 도로 위의 ‘지뢰’와 같다. 밟은 사람이 억울해도, 터지면 나만 손해다. 특히 가로등 없는 골목길이나 코너를 돌 때는 ‘무조건 뭐가 있다’고 가정하고 서행하는 것이 내 재산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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