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해상초계기가 아이슬란드 인근 노르웨이해에서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 중이던 영국 항공모함 전단에 여러 차례 근접 비행하며 수중 탐지 장비를 투하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예기치 못한 접근에 영국 해군은 즉각 항공모함에서 F-35B 전투기 2대를 상공으로 출격시켰으며, 러시아 항공기를 요격한 뒤 해당 작전구역을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밀착 호위하며 차단에 나섰다.
공개된 사진 기록상 이번 대치 사건은 지난 7월 2일 영국 항모 프린스 오브 웨일스함이 구축함 던컨, 군수지원함 타이드스프링과 전단을 구성해 ‘오퍼레이션 파이어크레스트’ 임무를 치르던 중에 발생했다.
당시 러시아 기체는 국제 항공안전 주파수를 통한 영국 측의 교신 호출에 전혀 응답하지 않은 채, 항모와 매우 가까운 바다에 잠수함 탐지용 소노부이 10개를 집중적으로 떨어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일방적인 통신 침묵과 바다에 떨어진 센서
이번에 출현한 러시아의 장거리 해상초계기 ‘Tu-142 베어 F’는 넓은 대양을 비행하며 적의 함정과 잠수함을 탐색하고 소노부이를 떨어뜨려 수중 음향 신호를 수집하는 대잠 작전에 주로 투입된다.
러시아가 항모전단 주변에 접근한 명확한 목적을 직접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대잠 임무 특화 기체와 탐지 장비의 조합을 고려할 때 항모전단 주변의 수중 표적을 탐색하려 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바다에 떨어진 소노부이는 음파를 포착하거나 직접 음파를 내보내 반사되는 반응을 수집하는 소형 센서로, 여러 개를 일정한 형태로 배치해 넓은 구역 내 잠수함과 함정의 음향 신호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특히 이 장비는 투하하는 위치와 간격, 그리고 수심 설정값에 따라 추적하려는 감시 구역과 표적의 종류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항모 바로 옆에 10개나 투하했다는 점은 영국 국방부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영국 국방부는 상대 기체가 함대 주변을 불필요하게 근접 비행한 데다 다량의 센서까지 투하하고도 안전 주파수 통신에 응하지 않은 일련의 행동을 두고 ‘안전하지 못하고 비전문적인 도발’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일반적으로 소노부이를 활용한 해상 초계 활동 자체는 군사적으로 흔히 볼 수 있지만, NATO 지휘 아래 작전 중이던 핵심 항모전력 바로 코앞에서 교신도 없이 반복 접근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한층 고조됐다.
긴박한 순간에 긴급 투입된 F-35B 전투기 2대는 영국 해군과 공군 인력이 합동으로 운용하는 809 해군항공대 소속으로, 항공모함에서 즉각 이착륙해 공중 경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준다.
요격에 나선 전투기들은 상대 기체를 직접 공격하는 대신 레이더로 정밀 식별하고 밀착 감시를 유지했으며, 러시아 초계기가 작전구역 밖으로 완전히 물러날 때까지 안전하게 호위하는 절차를 밟았다.
북대서양 상공에서 펼쳐진 첫 공중경계 작전
이번 임무는 NATO가 유럽 항공모함을 기점으로 공중 경계 작전을 직접 수행한 첫 번째 공식 사례로 기록되었으며, 현재 영국 항모전단은 북대서양과 북극권 일대를 아우르는 ‘아틱 센트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북대서양 일대에서 러시아의 항공 및 해상 군사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가운데, 영국 해군이 항모 함재기를 동원해 실제 요격 절차를 매끄럽게 가동했다는 사실이 이번 작전 과정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다만 해당 러시아 초계기가 특정 영국 잠수함의 은밀한 위치를 정확히 찾아냈거나 소노부이를 통해 핵심 정보를 완전히 확보했다고 단정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아직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바다에 뿌려진 10개의 센서는 수중 공간을 들여다보려는 러시아의 수중 정보 경쟁 의도를 선명하게 보여주며, 향후 대치 상황에서는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안전 주파수 교신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