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시 본업과 학업에 종사하던 북한의 대규모 민간 조직들이 예고 없이 떨어진 무기고 점검 명령으로 전면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북한 당국은 이달 1일부터 노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를 대상으로 비상소집 속도와 무기 보관 상태를 확인하는 기습 점검을 벌이고 있다.
내부 소식통의 주장을 바탕으로 한 이번 조사는 전시용 배낭과 개인 보급품의 준비 상태까지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다만 공식 발표가 아닌 익명의 정보에 의존하고 있어 점검의 전국적인 규모나 구체적인 평가 결과는 아직 독립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서류 속 숫자를 지우고 현장의 진짜 전력을 재는 세 가지 잣대
노동자와 농민으로 짜인 노농적위군과 학생 중심의 붉은청년근위대는 평시에 각자의 생활을 하다가 유사시에만 전장에 나서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상시 주둔하는 정규군이 아니기에 이들의 실제 위상과 전투력은 지휘부의 연락을 받은 뒤 얼마나 신속하게 집결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불시점검 방식을 택한 까닭은 사전에 조율된 훈련에서 드러나지 않는 연락망의 허점이나 근무지 이탈 등 현실적인 결함을 찾아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 확인 대상인 무기와 탄약은 매일 사용하지 않아 습기나 부식에 노출되기 쉽고 장부상의 숫자와 실제 보관량이 어긋나기도 한다.
점검반이 현장에서 실탄 사격까지 실시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무기고의 자물쇠를 열고 관리 상태와 밀봉 상태를 대조하는 절차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확인한 전시용 배낭과 식량 등 개인장구류는 물자 공급 순위가 낮아 주민 각자의 준비 상태에 따라 지속 능력이 크게 갈린다.
지방 조직들이 중앙 지휘부에 올리는 평시 보고서의 허위 수치를 거르고 현장의 실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반영됐다.
다만 한 번의 기습 점검만으로는 농번기나 학기 일정, 지역 교통 상황에 따른 변수가 많아 장기적인 동원력을 완벽히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정규군의 전선 집중을 좌우하는 후방 방어선의 시험대
북한의 민간무력은 최전방 공격에 나서기보다 지역 내 주요 발전소나 공장, 철도 등 핵심 시설을 지키고 복구하는 후방 임무를 주로 수행한다.
이들 조직이 후방에서 제 역할을 신속히 해내야만 최정예 정규군 병력이 경계 임무에 분산되지 않고 전선과 핵심 작전에 온전히 집중하게 된다.
만약 이번 점검에서 결함이 대거 발견됐다면 정규군이 후방 수비에 병력을 떼어주어야 하므로 전체 전시 동원 계획 속도에 차질이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조치는 단순한 보유 인원수보다 비상시 사람과 무기를 얼마나 신속하게 결합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